"개 나고 사람 났냐" 뿔난 시민들..개 물림 사고 대책은?

이기림 기자 입력 2017. 10. 22. 14:22 수정 2017. 10. 2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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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하며 시민들의 걱정과 분노가 계속되고 있다.©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가 가수 겸 배우인 최시원씨(30)가 키우는 개에 물린 뒤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전문가들은 반려견 관리지침 등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일관 대표인 김모씨(53·여)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최씨가 기르던 개(프렌치불독)에게 물렸다. 사고 직후 김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6일 패혈증으로 숨졌다.

프렌치불독은 1860년대 영국에서 유행한 불독이 프랑스로 전해져 테리어, 퍼그 등 여러 종과 교배해 생긴 견종으로, 순하고 영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래 투견이었던 불독의 성격도 갖고 있다. 단단한 체력과 넘치는 활력으로 가정견이나 경비견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프렌치불독이 목줄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며 시민들과 네티즌들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최시원씨가 사과문을 발표하는데 이어 최씨의 아버지 최기호씨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인은 저희 집 문이 잠시 열린 틈에 나간 반려견에게 물리고 패혈증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개 물림 사고 발생건수'는 2011년 245건에서 2016년 1019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 8월까지 접수된 건수는 1046건에 이른다.

개 물림 사고가 최근 잇달아 발생하면서 사회문제로 떠올랐지만 관련 대책이나 예방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위험 가능성이 있는 개들에게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고 외출하는 것에 대한 문제도 끝없이 지적되고 있다.

개를 키우지 않는 이모씨(29·서울 동작구)는 "평소 인근공원으로 산책을 다니는데, 큰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며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의 경우 보호자들에게 왜 목줄을 안하고 다니냐고 말하지만 정작 보호자들은 '우리 개는 안물고, 개들이 답답해한다'며 이상하게 쳐다보더라"라고 말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 그밖에 사람을 공격하여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 등을 맹견의 종류로 한정하고 있다. 이들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거나 배설물을 수거하지 아니한 경우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돼 있다.

개가 행인을 공격해 다치게 하는 경우에도 보호자의 과실치상이 적용돼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그러나 피해자와 보호자가 합의할 경우 처벌도 피할 수 있다. 사람을 문 개도 보호자의 동의없이는 처리가 불가능하다. 이같은 현재의 규정이 미약하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현재 6종으로 지정된 맹견의 종류를 대폭 확대해 맹견 소유자와 영업자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소유자나 보호자 없이는 사육공간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하고, 맹견을 키우기전 관할 지자체에 신고, 훈련기관의 교육이수 의무화, 벌금 상향 등을 검토하고 있다. 맹견에 의한 사망·상해 사고 발생시 해당 소유주 처벌 및 해당 맹견을 대상으로 복종훈련, 안락사 등 필요한 조치 명령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일명 '맹견피해방지법'에 대해 논의 중에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태규·주승용·황주홍 의원 등에 따르면 맹견 관리 의무 강화를 위해 목줄 및 입마개 등 안전장치 착용과 사육 및 관리에 필요한 교육 의무화 등이 포함된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교수)는 "견종의 특성을 모르고 키우는 사람도 많고, 알면서도 바꾸지 않으려는 보호자들로 인해 개 물림 사고가 늘고 있다"며 "개를 입양하기 전 해당 종에 대한 특성과 양육법 교육을 의무화하거나 제대로 된 교육시설이나 전문가에게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는 "맹견뿐만 아니라 모든 반려견들이 자라나는 환경이나 교육법에 따라 공격성을 띨 수 있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함과 동시에 개들의 사회성을 기르고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반려견 놀이터 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lgi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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