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가을에 웃지 못했던 김기태, KS는 기회이자 위기

2017. 10. 2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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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시리즈는 기회이자 위기다.

KIA 김기태 감독은 KBO리그서 선수와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거의 없다. 2001년 삼성에서 선수로 페넌트레이스 정상을 맛보긴 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서 두산에 패배하며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다. SK 시절이던 2003년에도 한국시리즈서 현대에 패퇴했다.

2012년 LG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가을에 웃지 못했다. 2013년에 포스트시즌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으나 두산에 1승3패로 무너졌다. 2015년 KIA를 맡고 1년만인 2016년에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경험했다. 그러나 LG에 1차전 승리 후 2차전을 내주며 시즌을 마쳤다.

선수, 지도자로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 특히 감독으로는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자가 된 적도 없다. 올해 야구인생 16년만에,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공교롭게도 2001년, 2013년에 좌절을 안긴 두산을 다시 만났다.

김 감독에겐 기회이자 위기다. 야구인생 첫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지도자 커리어에 정점을 찍을 수 있는 찬스가 찾아왔다. 반면 한국시리즈서 두산에 정상을 내줄 경우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대한 성과는 인정 받겠지만, 한국정서상 최후의 승자로는 인정받지 못한다.

야구관계자들은 김 감독이 개개인을 하나의 팀으로 뭉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한다. KIA의 모토 동행야구는 사실 김 감독의 주특기다. 개성 강한 선수들, 특히 우승 경험이 많지 않은 KIA 선수들을 하나로 모아 8년만에 정규시즌 정상을 이끈 능력은 분명히 인정 받아야 한다. LG 감독 시절에도 인정 받았던 부분이다.


다만, 포스트시즌은 특성상 정규시즌에 비해 감독의 경기개입 범위가 넓어진다. 매 경기 내일이 없는 승부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단기전 전략과 지략 측면에선 아직 확실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2013년 LG 시절 플레이오프는 물론, 작년 와일드카드결정전서도 사실상 뭘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즉, 이번 한국시리즈가 김 감독의 승부사 기질을 제대로 엿볼 수 있는 무대다. 기본적으로 한국시리즈 직행 팀은 프리미엄이 있다. 늘 제기되는 실전감각 저하 문제는 2~3차전 정도를 치르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한국시리즈 역사는 직행 팀의 충분한 휴식에 의한 이점이 크다는 걸 증명한다. 21세기 들어 2001년, 2015년을 제외하면 모두 정규시즌 우승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 이번에도 KIA는 이 부분을 확실하게 활용해야 한다.

두산은 플레이오프를 4경기만에 끝냈다. 그러나 에너지 소모가 없었던 건 아니다. 특히 판타스틱4 선발진이 흔들리며 불펜투수들의 에너지 소모가 컸다. 김 감독의 대처방법에 따라 한국시리즈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덕장 면모를 풍기면서도 나름대로 단기전 승부사 기질도 인정 받았다. 확실히 김 감독의 단기전 투수운용은 공격적이다. 특히 불펜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함덕주의 투입 시점을 기가 막히게 잘 잡았다. 함덕주는 플레이오프 1~4차전 중반 이후 승부처서 총 6⅔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를 사실상 벤치에 앉히고 타격감이 좋은 오재일과 최주환의 활용도를 극대화한 전략도 맞아떨어졌다.

김기태 감독이 한국시리즈서 김태형 감독을 뛰어넘는 수를 보여줄 것인지가 최대 화두다. 김 감독에겐 기회이자 위기다. 이번 한국시리즈서 제대로 보여주면 명장 반열에 들어설 수 있다. 반대로 두산에 우승을 내주면 리더십에 금이 갈 수도 있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부터 한국시리즈서 단 한 차례도 패퇴한 경험이 없다.

[김기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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