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들이 안 와요"..아모레·LG생건, 3Q 실적표 앞두고 또 한숨

김민석 기자 2017. 10. 2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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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 장기화로 中단체관광객 발자취 감춰
LG생건, 후 숨 등 럭셔리라인 강화 아모레 추격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이 중국정부의 사드보복조치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해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17.09.17©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K-뷰티' 기업들이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 여파로 2분기에 이어 3분기(7월~9월)도 부진한 가운데 이번에도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보다 타격을 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LG생건은 화장품·생활용품·음료로 나뉜 사업부문에 힘입어 지난 2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출을 분기매출로는 처음으로 앞섰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성장세가 크게 꺾이면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 3월 중순부터 한국여행 금지령을 내렸는데 지금까지 이조치를 풀지 않으면서 국내면세점과 주요상권 브랜드숍 채널에서 큰 타격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K-뷰티' 기업들, 2분기 이어 3분기도 성장세 꺾여

23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주요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산업의 성장을 이끌던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데다 내수시장이 정체되고 화장품 편집숍의 부상으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화장품 비중이 절대적인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지만 '삼각포트폴리오'의 LG생건은 매출·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3% 정도 소폭 감소로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삼성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2000억원, 771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전년 3분기보다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54% 감소한 수치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4월을 저점으로 3분기에는 성장세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7월 이후 한·중 관계가 다시 경색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정치적 긴장감이 아세안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홍콩 매출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LG생건의 3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1% 감소한 1조5522억원, 영업이익은 2% 증가한 2479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LG생건의 2분기(매출 1.5% 감소·영업이익이 3% 증가) 실적과 유사한 흐름이다.

박 연구원은 "사드 리스크와 여성용품 파동 등 수많은 외부적 악재에도 화장품과 생활용품에서 점유율을 높여 매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중저가 채널 구조조정과 고가브랜드 중심 매출성장, 회사의 수익성 개선 노력이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바로투자증권도 아모레퍼시픽 3분기 매출·영업이익은 각각 1조2504억원, 93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0.7% 44.3% 줄 것으로 봤지만 LG생건은 1.3%, 0.8% 감소한 1조5433억원 2423억원으로 추정했다.

김혜미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마진율이 높은 면세점 채널에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비용이 증가하면서 감익 추세는 내년 초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LG생건에 대해선 "2분기 때처럼 외부 악재 속에서도 타사 대비 선방할 것으로 본다"며 "브랜드숍 채널 통합. 면세점 프로모션 정비 등 수익성을 높이려한 노력에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대신투자증권도 양사를 두고 비슷한 추정치를 내놨다. 대신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 매출·영업이익을 각각 12% 48% 감소한 1조2356억원, 865억원, LG생건의 경우 각각 1% 3% 감소한 1조5418억원, 2365억원으로 예상했다.

◇'삼각포트폴리오' LG생건, 사드 위기를 기회로 증권사들 분석에 따르면 LG생건은 생활용품·음료사업부문 매출 비중이 합산 시 과반을 넘기면서 상대적으로 위기 대응에 유리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현지에서 '후' '숨' 등 럭셔리 라인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사업부문 매출 비중이 91.2%(올해 상반기 기준)을 차지하고 있어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면 LG생건은 3개 사업부분 매출(영업이익) 비중 Δ화장품 52.2%(66%) Δ생활용품 25.7%(19%) Δ음료 22.1%(15%)을 바탕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증권에 따르면 LG생건은 3분기 음료부문의 영업이익 성장률이 지난 2분기보다 낮아졌지만 고가브랜드 중심으로 성장한 화장품부문이 오히려 이를 상쇄해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LG생건도 상대적인 것일뿐 지난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두 자릿수(각각 12.7%·29.9%) 증가한 것에 비하면 성장세가 크게 꺾이게 된 것으로 예상됐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60% 이상 감소해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 면세점 매출이 각각 40% 20% 줄어들 전망"이라며 "LG생건의 경우 '후'와 '숨' 등 고가 제품 비중이 90% 이상 인데다 구매제한 조치도 아모레퍼시픽보다 완화돼 부정적인 영향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K-뷰티 기업들은 중국이 지난 3월 중순부터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판매를 금지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7월~8월의 중국인 입국자 수도 전년대비 각각 69.3%, 61.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사드정국 풀리지 않으면 오는 4분기에도 화장품 업계의 부진이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모레퍼시픽·LG생건 양사는 중국 현지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들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해외 사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12% 증가하고 중국 현지 사업은 2분기보다 성장률이 소폭 회복된 20%로 예상됐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제 관계 개선으로 중국 현지에서의 사업 성장세가 유지·확대되길 희망한다"며 "상품과 서비스 혁신을 통해 내수 시장에서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dea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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