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눈]정몽규 회장 본질외면 회견, '한국축구 편치않다'

김병윤 2017. 10. 22.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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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혹시나가 역시나에 머문 정몽규 회장 기자회견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지난 19일 한국축구의 일련에 부정적인 논란에 대하여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하지만 혹시나가 역시나로 끝나면서 불신만 더욱 증폭시키는 기자회견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차라리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것 보다 못했다. 현 한국축구의 일련에 부정적인 논란에 대한 명쾌한 답은 개혁과 변화 즉, 혁신이다. 이 혁신의 대상은 대한축구협회의 난맥상 정책과 행정이고, 아울러 일부 수뇌부의 인적쇄신이며 또한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 신태용호 전력 강화 방안이다.

정몽규 회장 역시 이런 일련의 논란에 명쾌한 답은 피한 채 “항상 열심히 잘하고, 저 나름대로 열심히 잘하고 있는데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 잘하고 못하고는 많이 갈리고 있는 것 같다”는 말로 축구팬들의 비난과 비판의 본질을 피해갔다. 이는 한 국가의 축구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 발언으로는 매우 실망스럽다. 현 한국축구는 중증 환자와 같이 위급한 상황이다. 이런 환자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임시방편으로는 치유될 수 없다. 오직 확실히 치유될 수 있는 방법인 수술적 메스를 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정몽규 회장은 "송구스럽다" '조만간' '빠른 시일 내'라는 말을 반복하며, 한국축구의 중증을 치료하는 데는 시간이 최고라는 뉘앙스만 심어주며 고개를 숙였다.

지금은 한국축구에 기대와 희망이 필요하다. 이 기대와 희망을 축구팬들이 직접적으로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바로 한국축구를 책임지고 있는 정몽규 회장의 사명감 속에 강한 의지가 뒷받침 되는 특단의 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염두에 둘 때 정몽규 회장의 두리뭉실한 기자회견 내용은 분명 이해할 수 없고, 아울러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린다"는 말도 축구팬들의 고조될 때로 고조된 비난과 비판을 더욱 악화시켰을 뿐 기대와 희망을 끌어낼 방도는 아니었다. 진정 정몽규 회장이 현 한국축구 상황을 안이하게 인식하고, 축구팬들의 비난과 비판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있지나 않은지 심히 우려스럽다.

◇ FIFA랭킹과 러시아 FIFA월드컵 참패 가능성

결국 한국축구는 혁신을 위한 확실한 해결책 없이 2018년 러시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맞이하게 됐다. 거기에 정몽규 회장의 기자회견에서 일련의 부정적인 논란 배경에 대해서 “여러 가지 부분을 고려해 내부문제에 대해 차후 설명 드리는 시간을 갖겠다”라는 답변으로 봐서, 공금 횡령을 범법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또한 거짓말과 같이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언행을 한 수뇌부 몇 명도 신태용호와 함께 러시아행에 동참하게 될 것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이런 상황이라면 신태용호에 대한 전력강화 방안도 내실을 기할 수 없는 단지 정책과 행정의 성과위주 전력강화 방안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신태용호 경기력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최악의 상태에 빠져있다. 더구나 한국축구는 FIFA 10월 랭킹에서 지난달보다 무려 11계단이 하락한 62위로 추락하며 축구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문제는 이 랭킹이 바로 2018년 러시아 FIFA월드컵 조 편성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12월1일 개최되는 조 추첨에서 죽음의 조에 편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로 신태용호로서는 넘기 힘든 절벽앞에 선 형국이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이런 위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회장 직속 FIFA월드컵 전담지원팀 신설을 염두에 두고 신태용호에 대한 신뢰 표명과 더불어 11월 평가전 상대국인 콜롬비아와 세르비아만 발표했다.

물론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눈앞의 평가전이 대한축구협회 입장에서 보면 중요할 수 있다. 더불어 늘 그랬듯 국내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자신감도 가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한국축구의 일련에 부정적인 논란이 사그러들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일 수 있다. 정몽규 회장의 기자회견은 2014년 브라질 FIFA월드컵 참패 후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서 3년 3개월여만이다. 그러나 이번 기자회견은 과정, 상황, 분위기 등에서 2014년 때와는 큰 차이점이 있다. 본질적인 문제도 잘못 짚었다. 현재 한국축구 위기 상황은 신태용호의 저조한 경기력에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몽규 회장은 이 점에 초점을 맞춰 수뇌부 몇 명의 결여된 책임의식과 함께 정책 및 행정의 난맥상을 덮었다. 이러기 보다는 한국축구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의 권한으로 혁신을 위한 조치와 더불어 책임지는 자세의 기자회견이 바람직했다. 정몽규 회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한국축구 발전을 위하여 유소년축구 8 : 8 경기 실시와 프로축구 출전 연령 제한을 23세에서 22세로 낮추겠다는 계획도 표방했다. 이는 정몽규 회장의 착각이고 그릇된 인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축구 발전에 있어서 유소년축구 8 : 8 경기 실시와 프로축구 출전 연령 제한 규정 개정은 발전을 위한 한 부분에 불과하다.

◇지도자, 선수, 심판 육성 본질 외면한 8:8과 22세 정책

이보다 더 시급한 과제는 우수한 지도자, 선수, 심판 육성을 위한 효율적이고도 효과적인 육성 정책과 행정 추진이다. 오늘에 한국축구 위기는 누가 뭐라해도 대한축구협회의 과시용과 성과위주 정책으로 비롯된 영향이 크다. 그 단적인 예는 바로 2013년 대한축구협회 창립 80주년을 기념하여 '비전 해트트릭 2033' 발표에 의한 5대 추진목표와 10대 정책분야, 아울러 32대 실천과제 중 5대 추진 목표 ⑵번 인재육성의 32대 실천과제인 ⑫지도자 고용 안정성 강화다. 이 점은 지도자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실질적으로 대한축구협회가 이의 실천을 위해서, 그동안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에 대하여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지도자들의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원성은 높다.

축구 발전을 위한 지도자와 선수의 인재육성 부문에서도 지도자강습회 및 보수교육에서 보다 철저하고 심화된 커리큘럼 교육과, 32대 실천과제의 선수들을 위한 ③골든에이지 프로그램 실시의 정책 추진을 표방했지만 인재육성의 실효성 있는 커리큘럼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 않다. 대한축구협회의 축구발전을 위한 정책은 현실적여며 더불어 한국축구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데 모든 역량이 집중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2017년 국내 인천, 수원, 천안, 전주, 서귀포 등 전국 6개 시에서 개최된 FIFA U-20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는, 지도자와 선수에게 선진 축구의 기술, 전술, 기타 등을 접하여 발전을 꾀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이런 좋은 기회를 지도자와 선수에게 부여해 줄 수 있도록 하는데 철저히 무관심했다. 이는 곧 대한축구협회가 지도자와 선수 인재육성의 정책과 행정적은 형식적이었다는 것을 입증한다. 따라서 2017년 FIFA U-20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는, 대한축구협회의 생색내기와 성과위주의 FIFA주관 대회 유치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한 국가의 축구 발전을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하여야 할 기술위원회 역시 지도자와 선수 인재육성에 필요한, 각 국제대회와 대표팀 평가전과 같은 메이저급 경기에 대한 기술보고서 및 기타 자료 작성 보급은 외면한 채,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기술위원회로 서만 존재하고 있다.

이는 대한축구협회 및 기술위원회의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비전 선포식을 통하여 발표한 32대 실천과제의 ⑩심판위원회 통합 및 우수심판 육성 또한 '수박 겉 핥기식'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 심판 판정은 한국축구의 가장 큰 병폐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수심판 육성은 필수다.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는 심판위원회 통합은 고사하고 심판으로서 전문성이 결여된 심판위원장을 임명하여 축구 후진국 정책 행보를 보여줬다. 결국 이 같은 모순으로 FIF월드컵 4강과 올림픽 동메달 획득 국가임에도 2014년 브라질 FIFA월드컵에서는, 아예 심판 배정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고 아직까지도 한국축구는 FIFA월드컵 주심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정관 개정은 꼼수

2017년 8월 대한축구협회는 독립성 강화 및 제고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추진한 정관 개정 조항 중 회장의 연임을 2회에서 3회로 개정했다. 이는 비록 대한체육회의 가맹단체 예외 규정을 따랐다고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대한축구협회 수뇌부 몇 명의 꼼수에 불과하며 아울러 체제 유지와 지위유지 방법의 크나큰 오판에 해당한다. 대한축구협회가 아무리 좋은 정책에 의한 '리스펙트 캠페인'과 같은 캠페인과 제도 개선을 실행해, 희망과 웃음이 있는 축구 문화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해도 김호곤 부회장겸 기술위원장의 거스 히딩크 재영입 문제에 관한 거짓말 논란과 같이, 도덕적, 윤리적으로 민감성이 결여된 대한축구협회 수뇌부 몇 명이 존재하는 한, 축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은 물론 지도자, 선수, 심판들로 부터 싸늘한 시선을 피하기 힘들다.

따라서 이번 정몽규 회장의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일련에 부정적인 논란에 대하여 침묵하고, 회피하고, 버팀의 느낌이 강했던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악화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계기를 통하여 난맥상 정책 및 행정의 변화와 결여된 책임의식을 갖고 있는, 수뇌부 몇 명의 인적쇄신을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대한축구협회가 곧 한국축구 발전을 망각하며 세계축구 흐름과 정 반대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씁쓸한 현실을 입증한 것과 다를 바 없다.

김병윤(전 전주공고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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