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준의 한국은 지금] 이웃 간 소음 문제.."오디션 나가시는 거면 인정, 아니면 새벽에는 잡시다"
기자는 오피스텔에 살고 있다.
벽간소음을 그린 일러스트. 벽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소리로 알 수 있다. |
층간, 벽간소음(이하 소음) 문제로 이웃 간 다툼과 사고가 발생하는 등 소음문제는 우리 일상에 만연해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는 지난 5월 주택법 시행령과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입법 예고했다. 또 분쟁을 해소하고자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주택법은 신축건물에 해당하고, 이웃사이센터는 법적 강제성이 없어 이웃이 소음 기준치를 초과하더라도 법적으로 제지할 방법은 없다.
특히 실내 활동이 많아지는 겨울철에는 소음으로 인한 고통이 가중하는데, 한국환경공단 조사를 보면 1만 건 이상의 소음상담 중 약 40%가 겨울에 집중돼 있다.
■ 소음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소음은 건강과 밀접한 관련을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소음을 ‘기능 장애나 부가적 스트레스의 보상능력에 장애를 초래하거나, 환경요인의 유해한 영향에 대한 감수성을 증가시키는 생체의 형태와 생리 변화’로 정의하고 있다.
소음이 개인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기능을 일시적 또는 장기적으로 저하할 수 있다는 의미로, 소음이 미치는 영향은 대화방해, 수면방해, 스트레스 증가, 지속적 집중방해, 복잡한 계산 및 판단 능력 저하, 공격성향, 아동의 학습능력저하, 우울증 등이 있다.
한편 물리적 소음노출 수준이 높아질수록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40dB(A) 이상이면 수면의 깊이가 낮아지기 시작하고, 50dB(A)을 넘으면 호흡 및 맥박수가 증가하기 시작하며, 60dB(A)이 넘으면 수면장애가 시작되고, 70dB(A)이 넘으면 말초혈관이 수축되며, 80dB(A)을 넘으면 청력장애가 시작된다고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 자료 인용)
■ 사생활 노출 문제
앞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 외에도 사생활 노출이 문제로 지적된다.
기자가 이사 온 세대와 마주친 적 없지만, 커플이라고 알 수 있었던 이유도 벽 너머로 소리가 전해져서다.
방에서 TV나 노래 등으로 소리를 발생시키지 않으면, 이웃에서 나누는 대화가 모두 들려 본의 아니게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었다. 이에 의식적으로 TV를 틀어 놓거나 이어폰을 사용해야 했다.
새로 전입한 세대도 벽을 통해 소리가 전해진다는 사실은 머지않아 알게 되겠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가끔 일부 세대에서 늦은 밤 청소기를 돌리는 등 소음을 발생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아침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하는 직장인이 거주하는 탓에 6시쯤부터 샤워하는 소리가 벽을 타고 전해진 후 하나둘 소리가 늘어 자연스레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오피스텔마다 다르겠지만 한창 뛰노는 어린이가 없어 층간소음은 느끼기 힘들 정도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재된 사진. 이웃에게 자제를 부탁하고 있다.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
기자가 방에서 측정한 소음. 40데시벨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40dB(A) 이상 소음에서 수면의 깊이가 낮아지기 시작한다. |
소음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이웃간 배려가 필요하다. (자료=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
소음 민원으로 공공기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료=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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