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M&A 그 이후]'IPO 우회전략' 먹혀든 ING생명

장순원 입력 2017.10.21. 09:10

ING생명은 한때 국내 대표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에게 시련처럼 여겨졌다.

지난 2013년 말 1조840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ING생명을 사긴 했지만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당시 MBK는 시장 예상대로 투자금 회수(엑시트) 차원에서 ING 매각을 추진했다.

MBK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보유지분(100%) 중 40.85%를 매각해 1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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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ING생명은 한때 국내 대표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에게 시련처럼 여겨졌다. 지난 2013년 말 1조840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ING생명을 사긴 했지만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당시 MBK는 시장 예상대로 투자금 회수(엑시트) 차원에서 ING 매각을 추진했다. 마침 중국기업이 국내 보험사에 군침을 흘릴 때였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지난해 7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한 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좋은 조건을 내걸던 중국 자본은 주저했고 협상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출처:네이버
이렇게 매각전략이 난관에 부닥치자 MBK는 증시 상장이란 대안을 선택했다. 물론 IPO 역시 쉽지는 않았다. 우선 한국거래소의 보수적 문턱을 넘는 것 부터 쉽지 않았다. 거래소는 그간 PEF가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의 IPO(기업공개)를 허락하지 않았다. 지배주주 교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PEF는 여건만 되면 언제든 지분을 정리하고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IPO 당시 고평가 논란도 MBK에 부담이 됐다.

다행이었던 점은 거래소가 전과 달리 IPO를 허용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것이다. 우리 자본시장이 예전과 달리 PEF가 대주주인 기업의 IPO를 받아들일 만큼 성숙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고평가 우려도 결과적으로는 이제 말끔히 해소된 상태다. 상장 직후 공모가 (3만3000원)를 밑돌던 주가가 어느새 5만원에 육박했다.

MBK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보유지분(100%) 중 40.85%를 매각해 1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ING생명 인수 이후 받은 배당금 등을 포함하면 회수금액은 훨씬 늘어난다. 현재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ING생명 지분 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빼도 3조원 안팎이다. 앞으로 잔여지분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대박’ 투자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ING의 기업가치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생명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 장기채권, 현금 등 안전자산 비율도 안정적이다. MBK가 지분을 40%가량 줄여놨기 때문에 매수자도 이전보다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이 인수후보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MBK가 ING생명의 경영권을 순조롭게 넘긴다면 국내에서 PEF가 상장을 통해 자금회수에 성공한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PEF가 대주주이므로 안정적 배당과 회사가치 증대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보험업종 중에서 반드시 사야 하는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장순원 (crew@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