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을 깨라..날 것 그대로의 '실리콘밸리'

구유나 기자 입력 2017. 10. 21.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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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인 실리콘밸리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일을 벌이고 있을까.

골드먼삭스의 퀀트전략가였던 그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실리콘밸리로 자리를 옮겼다.

저자가 비인간적이고 비상식적일 정도로 혁신적인 실리콘밸리의 일원인 만큼 모든 묘사가 생생하고 꾸밈이 없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명성과 권력의 계단에는 기름칠이 되어 있다"며 "누구든 올라가려 노력할 수 있지만, 굴러떨어질 때 받쳐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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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실리콘밸리 스토리', '카오스 멍키'


전 세계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인 실리콘밸리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일을 벌이고 있을까. 막연한 환상이나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곳에서는 누구든 유명인사가 될 수 있지만 스스로 유혹에 빠지거나 누군가에게 밀려 굴러 떨어지기도 쉽다. 실리콘밸리는 '혼돈 속 기회의 땅'인 셈이다.

미국 서부에 위치한 실리콘밸리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1년 내내 태양이 내리쬐고 토양이 비옥한 과수원 지역이었다. 19세기 말 UC버클리와 스탠퍼드대가 설립됐지만 동부 대학에 포진한 유명 교수들은 기반시설이 부족한 서부로 건너오길 꺼려했다.

실리콘밸리는 '차고'에서 태어났다. 1939년 엔지니어인 빌 휼렛과 데이비드 패커드는 월세 45달러 주택에 딸린 차고에서 '휼렛 패커드'(HP)를 창업했다. HP는 1970년 직원 1만6000명, 연 매출 3억3000만달러(약 3700억원) 회사로 성장했다. HP와 거래를 하던 주변 기업들이 동반 성장하면서 IT 밀집지로서의 토양이 마련됐다.

'실리콘밸리 스토리'는 안내서에 가깝다. 기자 출신인 저자가 '차고 창업', '스탠퍼드 대학', '너드와 투자가', '이민자'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실리콘밸리의 성공 매커니즘을 읽어낸다. HP의 성공 이후 수많은 가난한 학생들이 차고나 작은 사무실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뒷받침 해주는 것은 대학의 든든한 지원이었다. 스탠퍼드대는 '기술 이전 사무소'를 통해 학생과 기업 간의 특허 업무를 지원하는 등 창업을 전폭 지원했다. 아이디어가 하나 둘씩 현실화되자 과감한 투자가들과 인도와 중국계 엔지니어들이 모여들면서 인적 네트워크가 완성됐다.

반면 실리콘밸리의 실태를 적나라하고 신랄하게 묘사한 책이 바로 '카오스 멍키'다. '혼돈'(chaos)과 '원숭이'(monkey)가 결합된 이 단어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엔지니어들이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프로세스와 서버를 다운시켜 서버의 견고성을 테스트하는 용도로 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카오스 멍키'란 실리콘밸리 그 자체다. 우버, 에어비앤비, 넷플릭스 등의 혁신 기업이 기존 산업 생태계를 위협하고 명예와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저자인 마르티네즈는 월가와 실리콘밸리를 모두 거친 내부자다. 골드먼삭스의 퀀트전략가였던 그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실리콘밸리로 자리를 옮겼다. 광고업체 '애드그로크'를 창업해 쓰레기더미 사무실 속에서 하루종일 코딩을 하고 투자자를 대상으로 100번이 넘는 피칭(기업 소개)을 했지만 결국 회사를 트위터에 매각했다. 이후 주변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에 합류했지만, 회사에서 밀려나 현재는 트위터 고문으로 활동하는 중이다.

저자가 비인간적이고 비상식적일 정도로 혁신적인 실리콘밸리의 일원인 만큼 모든 묘사가 생생하고 꾸밈이 없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명성과 권력의 계단에는 기름칠이 되어 있다"며 "누구든 올라가려 노력할 수 있지만, 굴러떨어질 때 받쳐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실리콘밸리 스토리=황장석 지음. 어크로스 펴냄. 304쪽 /1만5000원

◇카오스 멍키=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 지음. 문수민 옮김. 비즈페이퍼 펴냄. 656쪽 /2만5000원

구유나 기자 yu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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