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속의 中차세대 권력 구도, 언론도 매일 예측 달라져
중국 관영언론들은 차기 후계구도에 대해서 철저히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대만 등 중화권 매체들은 19차 당대회 개막 전부터 연일 시 주석 후계구도와 다음 상무위원들의 면면에 대한 예측성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각자 예측하는 바가 달라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같은 혼란은 격대지정(隔代指定·현 지도자가 한 세대를 건너뛰어 그 다음 세대의 지도자를 미리 낙점하는 방식)에 의해 시 주석의 후계자로 일찌감치 낙점된 쑨정차이(孫政才·54)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지난 7월 부패 혐의로 갑자기 낙마하면서 어느 정도 예고됐었다.
여기에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며 부패와의 전쟁을 이끌어온 왕치산(王岐山·69)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퇴임설 마저 불거지면서 변수는 더욱 복잡하게 됐다.
19차 당대회 전까지 중화권 매체들은 대체로 왕치산 서기는 퇴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한편 천민얼·후춘화 서기의 치열한 후계 구도에서는 천민얼 서기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어지는 모습이었다.
홍콩 빈과일보는 지난 14일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하고 있는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가 입수했다는 차기 상무위원 명단을 공개하며 왕치산 서기가 상무위원 연임을 하지 않고 천민얼·후춘화 서기가 모두 상무위원에 진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후춘화 서기가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내정됐다며 시 주석이 자신의 권력강화를 위해 후춘화 후계자 카드를 받아들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만 중앙통신은 대만 정치대 국제관계센터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근거로 역시 왕치산 서기의 낙마와 후춘화·천민얼 두 사람의 상무위원 진입 가능성이 크다고 16일 보도했다.
하지만 같은 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인 보쉰(博訊)은 "19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의 후계자로 유력하던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후춘화 광둥성 당서기가 상무위원에서 탈락하고 대신 자오러지(趙樂際·60)와 왕후닝(王호寧·61)이 상무위원으로 승진할 것"이라며 정반대의 예측을 내놨다.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은 다음날인 17일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천민얼이 중국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과 국가 부주석을 겸임함으로써, 5년 후 2기 임기가 끝나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후계자 지위를 굳혔다며 다시 ‘천민얼 후계자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19차 당대회가 시작되면서 이 같은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리잔슈(栗戰書·67) 판공처 주임이 상무위 서열 3위로 올라가 국회격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고, 당 기율위 서기에는 자오러지 공산당 중앙 조직부장이 내정됐다고 당대회 개막일 다음날인 19일 보도했다.
자오러지의 급부상은 후춘화와 천민얼 둘 중 한명의 상무위원 탈락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두 사람 모두 상무위원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보쉰의 보도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SCMP는 다시 다음날인 20일 후춘와와 천민얼 모두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에서 탈락할 것이 확실시 된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차세대 50대 주자들이 모두 상무위원에서 탈락한다는 것은 시 주석이 3연임과 함께 장기집권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후계자 구도와 상무위원 구성은 19차 당대회가 끝나고 차기 상무위원들이 언론에 공개되는 19기 1중 전회 때까지 섣부른 예측을 못하게 만들고 있다.
[베이징=CBS노컷뉴스 김중호 특파원] gabob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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