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톡톡] IS 테러 2년.. 피에 물들었던 극장이 다시 북적

김선엽 기자 2017. 10. 21.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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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극장 "죽음의 공간에 삶 불어넣자"
재개장 이후 공연에 8만명 찾아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극장이 이슬람국가(IS)의 테러가 발생 2년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2015년 11월 13일 테러가 발생한 날 공연이 열리고 있는 바타클랑 극장 내부 모습. /트위터

2015년 말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시민 90명이 목숨을 잃은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극장이 2년 만에 예전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일간 르몽드가 최근 보도했다. 파리 11구에 있는 바타클랑 극장은 다음 달 테러 2주기를 맞는다. 파리 바타클랑 극장은 테러 1년 만인 작년 11월 12일 영국 팝가수 '스팅'의 공연을 시작으로 재개장했다. 재개장 이후 지금까지 50여 건의 공연이 열려 8만여 명의 관객이 찾았다. 공연 건수는 테러 전보다 20% 정도 줄었지만, 객석 점유율은 평균 90%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바타클랑 극장은 재개장을 위해 대대적인 수리 작업을 거쳤다. 객석 수를 기존 1500석에서 1700석으로 늘렸고, 테러의 상흔을 지우기 위해 실내 장식도 교체했다.

그런데도 재개장 직후에는 공연 유치가 쉽지 않았다. 수십 명이 목숨을 잃은 공간에서 공연을 즐기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찬반 논란이 제기됐다. 공연장이 아닌 추모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르몽드는 "다수의 아티스트들은 테러 이후 바타클랑에서 공연하는 것을 망설였다"며 "친한 친구를 잃기도 하는 등 트라우마가 남아있었던 탓"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22명 사망)에서 다시 공연장 테러가 발생하자 "공연 같은 일상 생활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은 결국 IS 테러에 굴복하는 것"이란 의견이 확산됐다.

일부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바타클랑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자"는 운동이 벌어졌다. 메리앤 페이스풀, 비아네, 피트 도허티 등 유명 가수들이 잇따라 바타클랑 극장 무대에 섰다. 오는 27일 바타클랑에서 공연을 앞둔 프랑스 여가수 피시바흐는 "바타클랑을 '죽음의 공간'이 아닌 '삶의 공간'으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했다.

IS는 2015년 11월 13일 파리 공연장과 식당, 카페, 축구장 등지에 대한 동시다발 테러를 저질렀으며, 당시 바타클랑 공연장에선 미국 록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 메탈' 공연을 관람하던 시민 90명이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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