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 실패' 해커, 불펜 과부하 악순환 끊지 못했다

윤승재 기자 기자 2017. 10. 20. 23:2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김경문 감독의 바람은 아쉽게도 이뤄지지 않았다.

해커는 3.2이닝 만에 무너지며 '긴 이닝 소화'라는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해커는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100구까지 던질 수 있는 해커였지만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교체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닝 이터' 임무 완수 못하고 무너진 NC 선발 에릭 해커

[STN스포츠=윤승재 기자]

"해커로 갈 수 있는 데까지 갈 것이다. 그리고 불펜이 잘 막아주는 것이 최선의 그림이다"

김경문 감독의 바람은 아쉽게도 이뤄지지 않았다. 해커는 3.2이닝 만에 무너지며 '긴 이닝 소화'라는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NC 다이노스 에릭 해커는 20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왔지만 악송구와 만루홈런으로 7실점을 허용하며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팀은 3-14 대패를 당했다.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무려 포스트시즌 7경기를 쉴 새 없이 달려왔다. 단기전인 만큼 매 경기 총력전을 펼쳐야 했던 NC였기에 불펜 투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여유를 부리지 못했다.

불펜의 과부화는 18일 열렸던 2차전에서 이미 드러났다. 5회까지 6-4로 앞서 있던 NC는 불펜진이 6회에만 8실점을 내주며 두산에 7-17 대패를 당했다. 불펜 투수들의 피로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 때문에 3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된 해커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불펜에 휴식을 주기 위해 자신이 더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했고, 4차전을 책임질 마땅한 선발 투수가 없던 NC였기에 해커가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4차전을 여유롭게 임하고 5차전에서 총력전을 펴는 시나리오를 쓸 수 있었다.

하지만 해커는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2회 초 스스로 무너지며 대량 실점을 한 것이 컸다. 2회 초 1사 1, 2루에서 해커는 무리하게 병살을 잡으려다 오히려 악송구를 범하며 허무하게 1점을 두산에 헌납했다. 

이후 해커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속타자 허경민에게 안타를 허용해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해커는 민병헌에게 만루 홈런을 맞으며 단숨에 5실점을 허용했다.

3회 초에 오재일에 홈런을 다시 헌납한 해커는 볼넷-안타-볼넷-볼넷을 내주며 또다시 흔들렸다. 다행히 나성범의 호수비와 위기관리로 4회 2사 상황까지 책임진 해커였지만 이미 그의 투구 수는 85개에 다다랐다. 100구까지 던질 수 있는 해커였지만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교체였다. 해커의 떨어진 구위가 두산 타선에 위협적이지 못하다는 판단하에서였다.

하지만 또다시 불펜을 일찍 가동한 NC는 2차전의 악몽을 되풀이했다. 해커가 내려간 후 NC 불펜은 무려 8실점을 허용하며 두산 타선의 기를 살려줬다. 

이래저래 꼬인 NC는 아직 역전의 기회가 남아있지만 이날 패배로 실날같은 희망이 끊어진 분위기다. 불펜 과부하의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한 채 4차전에 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5일 휴식 후 등판하는 해커를 하루 앞당겨서 던지게 한 것이 NC에 악수로 작용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커가 2회 병살 욕심만 부리지 않았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NC와 해커에게 2회는 두고두고 아쉬운 이닝이었을 것이다.

사진=뉴시스

unigun89@stnsports.co.kr

Copyright © 에스티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