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의 관전평]위력 떨어진 해커..연속 볼넷 '자멸'
[경향신문]
NC 선발 에릭 해커는 앞선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커브가 돋보였다. 그 덕분에 옆으로 흘러가는 변화구까지 위력을 발휘했다. 해커는 닷새 전인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04구를 던진 탓인지 다소 힘들어보였다.
1회 1사 후 두산 류지혁에게 직구 6개로 볼넷, 3번 박건우를 만나서 또 볼넷을 내줬다. 특히 박건우를 상대로는 볼카운트 2-0를 잡아놓고도 커트를 4개나 당하면서 10구 접전을 벌인 끝에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이 대목에서 해커가 피로감을 느끼는 게 확연히 보였다. 두 타자에게 던진 16구 중 몸쪽으로 향한 것은 3구밖에 없었다. 팔꿈치에 피로가 남은 탓인지, 의도적으로 변화구를 외면한 것인지, 또는 볼 배합 자체를 직구(커터) 위주로 한 것인지, 어떤 의도에서든 굉장히 무거운 출발이 됐다.
2회에는 1사 1·2루에서 오재원에게 볼카운트 1-1에서 투심으로 투수 땅볼로 끌어냈는데, 그만 2루 송구에서 실책을 하고 말았다. 2루로 공을 던지는 동작이 피칭할 때 움직임과 다르지 않았다. 이로 인해 나온 악송구가 해커의 이날 컨디션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해커는 이후 허경민에게 초구 변화구로 던지다 안타를 맞고, 민병헌을 만나서는 초구 슬라이더가 돌지 않아 만루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민병헌은 이런 상황에서 오른쪽 방향을 노리고 들어가는 타자다. 그런데 초구 슬라이더를 의식적으로 노리는 스윙을 하고 있던 만큼, NC 배터리로서는 조금 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몸쪽 볼의 쓰임새가 승부를 가른 경기이기도 했다. 홈베이스 너비는 44㎝다. 타자에게 몸쪽을 의식시켜놓으면, 그 타자는 그 너비를 60㎝ 정도로 넓게 보게 돼 있다. 타자로서는 그만큼 존을 넓혀놓고 타격해야 한다. 이날 해커는 몸쪽 공격을 하지 않고 바깥쪽 위주로 던지는 바람에 타자 입장에서는 앞다리를 편안히 홈베이스 쪽으로 들여놓고 외곽 공을 쉽게 노릴 수 있었다.
<김성근 일구회 고문>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 대통령, 이재명 대표에 총리 후보 추천 부탁하나…첫 영수회담 의제 뭘까
- 조국혁신당 “윤 대통령, 4·19 도둑 참배” 비판···이재명·조국은 기념식 참석
- 이미주-송범근 ‘열애’ 팬들은 알고 있었다···이상엽도 응원
- 조국·이준석·장혜영 “채 상병 특검법 통과를” 공동회견… 범야권 ‘1호 공조법안’ 되나
- “선거 지고 당대표? 이재명식 정치문법” 한동훈 조기 등판에 부정적인 국민의힘
- 국정원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필로폰 총책, 캄보디아서 검거”
- 이스라엘의 군시설 노린 재보복, “두배 반격” 공언 이란 대응 촉각 …시계제로 중동 정세
- [단독]해병대 사령관·사단장, 비화폰으로 수차례 통화…추가 검증은 미제로
- 김재섭 “국민의힘 지지층, ‘젊은 당대표’에 트라우마···난 제2의 이준석 아니다”
- ‘2000명 증원’ 한발 물러선 정부···“원점 재검토” 접을 뜻 없어보이는 의료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