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토론·학습 할수록 '탈핵'..원전 확대정책에 '옐로카드'

입력 2017.10.20. 23:06 수정 2017.10.20. 23:16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 참여한 시민참여단 471명이 정부의 오래된 원전 진흥 정책에 '옐로카드'를 들었다.

참여단 가운데 9.7%만이 원전 확대 의견을 냈다.

참여단 가운데 원전 유지는 35.5%였고, 확대는 9.7%에 그쳤다.

재개 쪽 참여단 가운데 원전 확대 의견을 낸 사람도 16.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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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위 결과 발표-원전 축소 권고 의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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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 참여한 시민참여단 471명이 정부의 오래된 원전 진흥 정책에 ‘옐로카드’를 들었다. 참여단 가운데 9.7%만이 원전 확대 의견을 냈다. 이런 결론을 내리기까지 참여단이 숙의한 쟁점은 신고리 5·6호기 건설비, 신고리 5·6호기가 지어지는 부산·울산의 다수호기 밀집에 따른 안전 문제만이 아니었다. 참여단은 신고리 5·6호기의 ‘필요성’과 ‘경제성’을 제대로 따지기 위해서 한국의 전력수급 현황과 전기요금 문제, 원전 산업 전체가 뒤섞인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했다.

재개 권고가 원전확대 아냐
신재생에너지 등 폭넓게 학습
최종뒤 원전축소 45.6%→53.2%
재개쪽도 원전 확대는 16.3%뿐

원전 6개 항목 중요도는
찬반 양쪽 모두 ‘안전성’ 최우선
원전론자들이 ‘폭등’ 주장했던
전기요금은 최하위에 그쳐

참여단은 2차 조사(9월16일) 때는 숙의자료집에 기초한 8개 질문 가운데 평균 2.8개를 맞혔지만 3차 조사 때는 4.8개, 4차 조사 때는 6.0개를 맞혔다. 정책 이해도를 높인 시민참여단 471명의 권고는 ‘권한’이라는 법과 제도적 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그 자체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재개 쪽에서도 원전 확대는 16.3%뿐 참여단에게 주어진 첫번째 과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재개할지 영구 중단할지를 판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를 판단하기 위해 시민참여단에게 제공된 숙의자료집과 이러닝 동영상 강의 등에는 전력수급 문제와 전기요금,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에너지산업 전반의 내용이 폭넓게 담겼다. 이 내용들은 환경단체뿐 아니라 재개 찬성 쪽에서도 제공했다.

이렇게 한달여간 숙의 과정을 진행한 결과, 10월13일부터 15일까지의 합숙 뒤 이뤄진 4번째 최종 조사에서 참여단 가운데 원전 축소를 선택한 비율은 53.2%로 절반을 넘었다. 건설 재개를 결정한 비율 59.5%과 비등하다. 참여단 가운데 원전 유지는 35.5%였고, 확대는 9.7%에 그쳤다. 재개 쪽 참여단 가운데 원전 확대 의견을 낸 사람도 16.3%에 그쳤다. 참여단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권고했다고 해서 원전 확대를 하란 것은 아니다’란 의견을 분명히 피력한 셈이다.

재개 쪽 참여단 가운데 원전 축소는 32.2%였으며 유지는 50.7%였다는 점도 짚어볼 만하다. 신고리 5·6호기를 건설하면서 현재의 원전 발전 비중을 유지하려면 가동 중인 원전 가운데 최소한 2~3기는 멈춰야 한다. 원전 유지 의견은 노후 원전 폐로 의견인 셈이다.

원전 축소 의견은 종합토론 뒤 크게 늘어났다. 2박3일간의 종합토론에서는 에너지 정책 전반에 더해 원전의 사회적 수용성 문제까지 다뤄졌다. 합숙 마지막날인 15일 이뤄진 4차 조사에서 원전 축소 의견은 53.2%로 3차 조사보다 7.3%포인트나 커졌다. 1차에선 45.6%였고 2차에선 45.9%였다.

참여단의 ‘전기요금’ 중요도는 최하위 최종 조사에서 시민참여단의 판단을 단순히 재개와 중단의 입장 비중을 넘어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시민참여단이 의사 결정을 하기까지 고려한 원전 관련 6개 항목의 순위와 참여단이 각 항목에 부여한 중요도를 살펴보면,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 여부 결정은 곧 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한 숙고의 결과물임을 알 수 있다. 시민참여단은 위원회가 제시한 항목 가운데 안전성(6.7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반면 전기요금(5.7점)은 가장 후순위로 꼽았다. 공론화위 활동기간 동안 공사 재개 쪽에선 탈원전으로 전기요금이 폭등할 것이란 주장을 쏟아냈지만, 참여단에게는 주요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셈이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