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소녀와 독재에 맞선 이..미술로 보는 '청년 변천사'
<앵커>
청년의 얼굴은 그 사회의 미래를 반영한다고 하지요. 미술작품 속에 담아낸 청년의 모습을 통해 굴곡 심했던 우리 근현대사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청년' 하면 떠오르는 것은?) 꿈이라던지, 도전. 그리고 패기.]
[그냥 '푸름'이요.]
엄혹한 일제강점기에도 그림 속에 나타난 청년의 모습은 다양합니다.
새 시대를 개척하는 선각자의 모습이 있는가 하면 허영에 찬 모던보이, 모던걸의 이미지도 동시에 나타납니다.
6·25전쟁의 폐허 속에 그려진 청년은 빼빼 마른 몸에 눈빛만 형형합니다.
전장의 병사와 헐벗은 아이들, 구두닦이 소년가장이 공포와 가난의 짐을 앞서 짊어졌습니다.
6~70년대를 거쳐 80년대까지는 독재에 맞서고, 노동자의 권리를 부르짖다, 희생된 얼굴들이 그림으로, 조각으로 기려졌습니다.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은 여대생과, 봉제 공장으로 향한 소녀들이 공존한 시대이기도 합니다.
[김미리 (17세) : 70년대! (작품들 좋았어요.) 정권에 반발하던 사람들이 대학생 중심이라는 게 멋있어요.]
90년대로 접어들면서 물질 만능에 대한 풍자도 보이지만, 새롭게 찾아온 풍요 속에 비로소 자유롭게 젊음과 문화를 누리는 모습이 많아졌습니다.
[('요즘 청년' 하면 떠오르는 것은?) 청년실업이요.]
[N포세대.]
[그냥 피곤함?]
[저희도 열정은 넘쳐납니다.]
요즘 청년들은 고시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가게에서 꿈을 꿉니다.
[김성준/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 우리 시대의 청년들을 좀 왜소하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자아에 대한 탐구라든가 시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에) 많이 있습니다.]
무력감을 느끼지만, 무력감에 갇히지 않으려는 몸부림. 오늘날 청년들의 자화상입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영삼)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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