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심장이~'골든타임 4분의 기적' 위해 심폐소생술 익혀두세요

이지현 2017. 10. 2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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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돌연사 주범 심장마비

[ 이지현 기자 ]


밤낮으로 일교차가 큰 늦가을에는 돌연사의 주범인 심장마비를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오른다. 기온이 1도 낮아지면 수축기 혈압은 1.3㎜Hg 상승한다. 이때 심장 운동에 장애가 생기거나 심장 기능이 멈추는 심근경색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흡연, 스트레스 증가 등으로 심장질환자는 급증하는 추세다. 심장을 뛰게 하는 전기신호가 고장나 심장 박동이 일정하지 않은 유전성 부정맥도 심장마비 위험을 높인다. 심장마비가 발생하면 환자를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골든타임은 4분이다. 심장이 멈춘 뒤 4분이 지나면 뇌 산소 공급이 중단돼 급격히 손상된다. 평소 심폐소생술을 익혀두고 응급 환자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심장마비의 원인과 심폐소생술 방법 등을 알아봤다.

젊은 심장마비 환자도 늘어

국내 심장마비 환자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년 이후에 조심해야 할 질환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20~30대에게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심장마비의 80~90%는 동맥경화로 인한 관상동맥 질환 때문에 생긴다. 1년에 전체 인구의 0.1~0.2%가 심장마비를 경험한다.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네 배 정도 많다. 심장병을 앓던 환자의 50% 이상은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대동맥류 파열, 심장 파열, 폐색전증 등으로도 심근경색이 생긴다.

유전성 부정맥이 급성 심장마비 원인인 환자도 많다. 대한심장학회가 2007~2015년 국내 급성 심장마비 환자 1979명을 분석한 결과 290명(14.7%)이 유전성 부정맥으로 심장마비가 발생했다. 브루가다 증후군, 긴QT 증후군, 우심실심근병증 등 유전성 부정맥은 아무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발생한다. 이 때문에 환자 스스로 유전적 요인이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일도 많다. 학회에 따르면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 때문에 급성 심장마비를 경험한 국내 환자 비율은 60% 정도다. 서구권 국가에서 70%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적다. 최종일 고려대안암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한국은 유전성 부정맥 때문에 심장마비가 생기는 환자 비율이 1~2%인 서양과 10%인 일본보다 높다”며 “가족 중 돌연 심장사한 사람이나 부정맥 환자가 있으면 전문의와 상의해 미리 검사받아야 한다”고 했다.

전조증상 나타나면 즉시 병원 찾아야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심장마비에도 전조증상은 있다. 심장마비 진행은 4단계로 나뉜다. 1단계에는 심장마비가 생기기 수일이나 수개월 전부터 흉통, 호흡곤란, 심계항진, 피로 등이 나타나고 증상이 점차 심해진다. 환자 25% 정도는 이 같은 1단계 증상 없이 심장마비를 경험한다. 2단계로 넘어가면 급성 증상이 시작된다. 심장마비 발생 직전이나 1시간 안에 부정맥, 저혈압, 흉통,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3단계는 부정맥이 발생해 심장 기능이 정지하는 것을 말한다. 의식이 없지만 즉각 치료하면 환자를 살릴 수 있다. 이때 즉각 조치하지 않으면 생체 기능이 중지되는 4단계로 넘어간다. 환자가 사망할 위험이 크다.

1단계 전조증상이 있으면 바로 심장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 환절기에 찬바람을 갑자기 쐬고 난 뒤 가슴이 뻐근하거나 두근거림이 느껴지면 검사받는 것이 좋다. 계단 오르기나 운동을 할 때 가슴이 답답하거나 뻐근함이 느껴지는 것도 위험한 증상이다. 잠을 자다가 가슴이 답답해 잠에서 깬 경험이 있는 사람도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박창규 고려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가족이나 형제, 친지 중 고콜레스테롤, 고혈압, 당뇨가 있거나 심장질환자가 있으면 심장질환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담배를 피우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도 검사받는 것이 좋다.

골든타임은 4분, 초기 대처가 생사 결정

심장마비로 쓰러졌을 때 중요한 것은 환자를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다. 급성 심장마비 환자의 치료 결과는 심폐소생술을 얼마나 빨리했는지, 원인 부정맥의 종류가 무엇인지, 원인질환의 종류가 무엇인지 등에 따라 달라진다. 급성 심장마비 사망자의 3분의 2는 1시간 안에 발생한다. 신속한 심폐소생술이 중요하다. 급성 심장마비 사망의 90% 정도는 병원 이외 지역에서 발생한다. 집에서 급성 심장마비를 경험하는 환자 비율이 75%에 이른다. 평소 응급처치법과 심폐소생술을 익혀두면 결정적인 순간에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쓰러진 환자가 반응이 없고 호흡을 하지 않거나 심정지 호흡처럼 비정상적인 호흡을 보이면 심장마비로 판단할 수 있다. 심장마비가 발생했을 때 호흡 빈도가 적고 하품을 하듯 깊게 숨을 들이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심장마비가 의심되면 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 두 명 이상이 현장에 있다면 한 명은 심폐소생술을 하고 나머지 사람을 지목해 119에 신고하고 자동심장충격기를 가져와 달라고 요청한다.

심폐소생술을 하기 전 환자의 경추를 보호하며 하늘을 바라보도록 똑바로 눕힌다. 머리를 기울이고 턱을 들어올린 뒤 코를 막고 환자 입으로 1초에 한 번씩 2회 호흡을 불어넣는다. 양손을 겹쳐 잡고 양쪽 유두 사이를 수직으로 5㎝ 깊이로 압박한다. 분당 100회 정도 속도가 좋다. 만약 인공호흡법을 모르면 인공호흡은 생략하고 가슴 압박만 해도 된다. 상황이 발생한 뒤 4분 안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효과적이다.

심장마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담배를 끊어야 한다. 술은 최대한 절제하고 콜레스테롤이 든 포화지방산 섭취량도 줄여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도 중요하다. 일교차가 크고 찬바람이 부는 초겨울에는 기온이 낮은 아침, 저녁시간을 피하고 실외보다는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부정맥 조기 진단을 위한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노태호 대한심장학회 회장은 “부정맥을 진단하는 심전도 검사가 국민건강검진 필수 항목에서 빠져 있다”며 “급성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을 줄이기 위해 국가적으로 심전도 검사를 국민건강검진 필수 항목에 추가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대한심장학회, 박창규 고려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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