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 언제까지 이어질까

박영민 기자 입력 2017. 10. 20. 16:50 수정 2017. 10. 2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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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더 계속" vs "내년까지" 전망 팽팽

(지디넷코리아=박영민 기자)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반도체 호황 길어지면서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을 넘어 '울트라 슈퍼사이클'에 접어들었단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강세가 유지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내년까지는 이런 반도체 호황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따라서 관전 포인트는 내후년 업황에 맞춰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의 두 축인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이 올해 대폭 성장해 전체 반도체의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됐다.

IC인사이츠는 올해 전 세계 D램 시장 규모가 720억 달러(약 81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낸드 역시 지난해 대비 44% 상승한 498억 달러(약 56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IC Insights)


"D램·낸드 올해 74%·44% 성장…총 58% ↑"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자료에서 올해 전 세계 D램 시장 규모가 720억 달러(약 8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 비해 74% 성장한 규모다. D램 평균판매단가(ASP) 역시 지난해보다 77% 상승할 것으로 IC인사이츠는 내다봤다.

이 수치는 연초 예상치와 비교해봐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IHS마킷은 올해 2분기에 글로벌 D램 시장 규모를 611억 달러로 전망했다. 그마저도 직전 분기에 예상했던 시장 규모(553억 달러)에 비해 10% 늘어난 것이다.

낸드플래시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IC인사이츠가 추정 올해 낸드 시장은 지난해 대비 44% 상승한 498억 달러(약 56조원) 규모다. 낸드 ASP 역시 지난해에 비해 38%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공급 부족으로 인해 제품 단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며 "특히 D램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쭉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IC인사이츠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는 D램과 낸드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58% 커질 전망"이라며 "내년에도 흐름이 지속돼 11%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한국전자전 행사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반도체 호황 3~4년 더 지속되나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17일 반도체 호황 지속 여부에 대해 "(반도체 호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좋은 것이 확실하다"면서도 "내년 하반기에 수요는 계속 나오겠지만, 공급 면에선 어떤 변화가 있는지 봐야 한다. (호황이) 계속 갔으면 좋겠는데,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내년까지 호황이 지속될 것은 분명하지만, 그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업계 전망을 종합해보니, 대체로 두 가지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장기 호황이 3~4년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그리고 슈퍼사이클이 내년에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라는 시각이다.

전자는 메모리 부족, 특히 D램 부족 현상이 반도체 매출을 계속해 끌어올릴 것이란 추측이고, 후자는 공급이 수요를 넘어선 공급 과잉 상태가 될 가능성을 지적한다.

올 초 IHS마킷 렌젤리넥 반도체담당 부사장은 "과거 반도체 사이클을 분석해보면, 호황이 평균 4년 정도 지속됐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호황은 오는 2019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여기에 더해, 일부 긍정론자들은 반도체 소재인 웨이퍼 출하량이 계속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최근 발표한 '5개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 이 중 2017~2019년 자료는 추정치다. (자료=SEMI)

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의 3개년 출하량(예상치)는 ▲2017년 114억4천800만 MSI(제곱인치) ▲2018년 118억1천400만 MSI ▲2019년 122억3천500만 MSI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웨이퍼 출하량이 이처럼 꾸준히 증가한다는 것은 곧 수요 역시 계속해 이어질 것이란 판단 하에 웨이퍼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는 의미"라면서 "올해 유독 출하량 성장률이 8.2%로 예상돼 도드라지지만, 2018년(3.2%)과 2019년(3.6%) 역시 지난해 2016년(3.0%)에 비해 낮은 성장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착시론'의 경고…"내년에 호황 정점 찍는다"

반면,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것처럼 보이지만, 올해 말~내년 초에 정점을 찍고 성장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반도체 착시론'이다.

이들은 반도체 호황이 한풀 꺾이게 될 요인에 대해 ▲중국 등의 투자 확대로 공급 증가 가능성 ▲반도체 가격 상승이 완제품 가격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 등을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에서 무서운 규모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무시할 수 없다"며 "당장 업계에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내년 이후 중국발 반도체 공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도체가 주도하는 부품 가격 상승세가 계속해서 이어질 시 세트품의 가격 상승도 동반된다"며 "세트 가격 상승은 곧 판매량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한편,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과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을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 3분기 14조5천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최고 실적을 경신한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반도체로만 전체 영업익의 68%인 약 10조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3분기 3조8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점쳐진다. 이 회사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 기록인 3조1천억 원이었다.

박영민 기자(py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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