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사라진 락까 관할권은 누구 손에?..새로운 갈등 가능성

오애리 2017. 10. 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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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미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민주군(SDF) 군인들이 17일(현지시간) 극단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수도 격이 락까를 탈환한 후 손가락으로 승리의 브이(V)자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은 시리아 쿠르드계 뉴스매체인 하와르 뉴스 에이전시의 동영상을 캡처했다.2017.10.18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극단이슬람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도 격인 시리아 락까가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에 의해 '해방'됐다.

하지만 이것으로 시리아 내 IS가 뿌리뽑혔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도피한 IS 대원들이 벌써부터 음지에서 재집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IS의 수장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행방도 묘연하고, 외국인 IS 대원들이 귀국해 테러를 벌일 위험 역시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 한 가지의 문제가 있다. 사실상 '무주공산'이 된 락까의 관할권이 과연 어떤 세력의 손에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시리아에서 IS 조직이 사실상 붕괴되면서, 서방의 지원을 받는 SDF와 시리아 정부군 간의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IS와 맞서 싸우느라 수면 아래로 감춰져 있던 서방과 시리아 정부 간의 갈등이 이제 본격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락까에 입성한 SDF는 19일 시내 중심지에서 승전 행사를 열면서 18년째 터키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쿠르드 반군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의 얼굴 사진이 들어간 대형 깃발을 내걸었다. 오잘란은 터키는 물론 시리아 정부로부터 테러리스트로 간주되고 있는 인물이다.

미들이스트아이(MEE) 등의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는 오잘란 얼굴이 들어간 대형깃발이 락까 한 가운데 내걸린데 대해 경악과 분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락까에 남아있는 주민들을 포함한 시리아 국민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시리아 등 일부 아랍국들은 SDF를 락까의 새로운 '점령자'로 보고 있기도 하다.

SDF는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중심으로 한 반군연합이다. 쿠르드계 이외에도 아랍계,아시리아계, 아르메니아계,투르계 반군조직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2015년 10월 공식출범했다.

YPG는 2014년부터 미군의 지원을 받으며 시리아 내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IS 격퇴전의 주요 병력으로 활약해온 조직이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을 승인하지 않아 미군은 공습 위주의 작전을 펴는 가운데, YPG는 시리아 온건 반군과 함께 미군의 지상군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미국은 SDF가 출범하자 즉각 지지를 표명했는데, 사실상 미국이 SDF를 구성했다는 것이 통설이다. 2016년 지난 3월 애슈턴 카터 당시 미 국방장관은 SDF 내 YPG를 "IS와 맞서 싸우는 지상전에서 최상의 파트너"로 격찬하기도 했다. 미군 이외에 프랑스와 독일 군도 SDF를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시리아 정부는 물론 터키 등 주변 아랍국가들의 반감이다. 터키는 YPG를 1980년대부터 자국 내 분리 독립을 주장해 온 무장 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관된 군사 조직으로 보고 있다. 터키는 PKK와 YPG를 모두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터키는 YPG가 유프라테스 강을 넘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어 미군의 쿠르드 민병대 활용을 묵인해왔지만, 지난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시리아 국경 넘어 독자 군사작전을 감행하기도 했다.

SDF는 락까를 둘러싼 쿠르드와 아랍인 간의 충돌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곧 민간 기구에 통치권을 이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7일 CNN은 이 계획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수니파로 시리아 내전에서 정권에 의해 가장 핍박받아 왔다. IS의 대원 대부분도 수니파였다. CNN은 이러한 이유로 수니파 민간정부가 시아파 계인 시리아 정부 및 집권세력을 견제하면서 성공을 거둔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는 락까를 포함해 IS와 반군의 손에 있던 모든 지역을 다시 탈환하겠다는 입장이다.

CNN은 "락까는 두개 내지 세개의 경쟁 단체들 사이에 끼게 될 것이다. 시리아 정부와 쿠르드족, 락까에 남아있는 주민들이다"라며 "사실 락까에서 통치할 것이 거의 없다. 수개월간의 공습을 통해 도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사회기반시설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수십억달러가 소요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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