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생생경제] 500원 남는 택배에 아파트 통행료 만원?

2017. 10. 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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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500원 남는 택배에 아파트 통행료 만원?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요즘 택배는 생활화됐죠. 택배 주고받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택배 기사분들의 어려움도 많다는 얘기도 접하셨을 겁니다.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는 4천 세대 규모인데요. 택배 기사들에게 월 1만 원 정도의 통행료를 받고 있다는 뉴스가 오늘 아침에 나왔습니다. 출입을 위한 카드키 사용료 명목이라고 하는데요. 이 키가 없으면 배송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기사들은 통행료 1만 원을 내고 있는데요. 이 돈 어디에 쓰일까요? 관리사무소 측은 공동 전기료, 엘리베이터나 자동문 등 전기료에 쓰인다고 합니다. 실제로 1만 원, 택배기사로서 큰돈입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과거 택배기사 과로사, 특수고용직 노동 사각지대, 여러 논란이 있었죠? 이런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이하 김태완)>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오늘 아침 소개된 뉴스부터 확인해볼게요. 택배 기사들에게 통행료를 1만 원씩 내라,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떤 실상입니까?

◆ 김태완> 뉴스가 나간 이후에도 서울에서 은평구 모 아파트에서 카드 보조금 명목으로 보증금을 받는다는 제보가 있었어요. 통행료를 내는 경우가 흔한 일은 아니고, 보통은 엘리베이터 이용할 때 눈치 주거나 지상에서 차량 다닐 수 없어서 손수레를 이용하게 하거나, 이러한 경우는 있습니다.

◇ 김우성> 대전만의 일도 아니고 서울에도 있긴 있는데,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지만, 얘기 들어보니 택배 물품 하나당 평균 500원 정도 택배기사 몫 수익이 나는데요. 1만 원 내는 거면 20개 정도는 무료로 배송해야 하는, 돈을 못 받게 되는 셈이 되는 것 아닌가요?

◆ 김태완> 그런 셈이죠.

◇ 김우성> 얘기 들으면서 많은 분들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이런 생각을 할 텐데요. 유독 아파트에서만 이러한 뉴스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정이 다른 곳도 비슷한가요? 어떻습니까?

◆ 김태완> 저희가 올해 초 고객으로부터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실태조사를 했습니다. 택배노동자 10명 중 6명이 고객들로부터 욕설을 들어도 감내하면서 근무하고 있고요. 고객들이 배송 주소를 잘못 쓴 경우도 있는데, 바로 옆 동네인데 배달하는 게 뭐 그렇게 어렵냐는 얘기도 많이 듣기도 합니다. 저희 택배기사들은 각자 배송하는 구역이 정해져 있고, 배송하는 순서도 정해졌습니다. 그래서 발송인이 주소를 잘못 적으면 바로 옆 동네라고 해도 배송하기 어려운 거죠. 그러니까 잠시 옆 동네 다녀오면 한 시간 금방 지나가거든요. 그런데 저희 택배기사들 80% 정도가 이러한 요구를 받아 본 적이 있고, 심지어 컴퓨터, 세탁기, 선풍기 이러한 설치를 강요받는 경우들도 있죠.

◇ 김우성> 택배 물품을 안전하게 전해주는 게 택배기사분들의 일인데, 들어오자마자 컴퓨터 설치하라. 왜 이럴까 싶습니다. 이분들도 다 누군가의 부모이고 자녀이고 형제인데요. 노동환경이나 인권침해 요소가 심한 것 같아요. 앞서 말씀해주신 엘리베이터 이용하지 않아서 계단으로 나르시는 분들, 이렇게까지 해야 한다 싶을 정도인데요. 노동 환경, 근무 환경, 침해 요소가 많죠? 어떤 요소입니까?

◆ 김태완> 지난번 설문조사에 의하면 75% 기사가 야외에서 분류작업을 합니다.

◇ 김우성> 택배 물품을 분류하는데, 야외에서 한다고요?

◆ 김태완> 네, 그래서 날씨가 추워지고 영하 10도, 20도 되어도 실외에서 5시간 넘게 레일 앞에서 분류 작업을 해야 하는 거죠. 제가 근무했던 용산A터미널도 야외에서 분류작업을 하는데요. 옷을 여러 겹 끼어 입고, 장갑, 방화나 이런 것을 신고하는데요. 2~3시간만 지나면 얼기 시작하는 거죠. 이렇게 겨울 한 번 지나고, 두 번 지나면 손가락 마디 관절염 생기고, 여름에는 땡볕 아래에서 하니까 땀범벅이 되어서 온몸이 땀띠가 되고, 알 수 없는 피부병을 하나씩 달고 살게 되는 거죠.

◇ 김우성> 이렇게 분류 작업들도 직접 하시는 줄 몰랐는데요. 그렇게 열악하게 하는 것도 문제인데 택배 기사분들 유니폼 입고 다니시잖아요. 택배 회사와 계약 관계이고 특수 고용직이라는 형태이긴 하지만, 개인이 자비로 구입해야 한다고요?

◆ 김태완> 회사가 그것을 다 입게 강요하면서 실제 정작 그 유니폼을 사게 하는 거죠. 그리고 저희가 조금 더 말씀드리면, 보통 설문조사를 하면 저희가 74시간 정도 노동하는 거로 나와요.

◇ 김우성> 주당 74시간인가요?

◆ 김태완> 보통 일반 노동자들이 5일제 8시간 근무하면,

◇ 김우성> 40시간. 초과근무를 해도 최대 68시간, 74시간이면 법적 기준도 훨씬 넘는 건데요.

◆ 김태완> 일반 노동자에 비교했을 때 34시간 정도 더 하게 되는 거고, 그러면 한 달에 4일 정도 더 일하는 거고. 우체국 택배원들 사회 문제가 많은데요. 이분들보다 18시간 더 일하고 있는 실정이죠. 얼마 전에 심근경색으로 기사분이 과로로 돌아가셨고. 택배사는 개인사업자라서 나몰라라 하고 있고요. 정부도 보호해주지 않고. 한 마디로 법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저희들은 얘기하죠.

◇ 김우성>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이를테면 택배라는 산업 영역에서 돈을 벌고 여러 일을 하는 택배 회사들이 대책을 같이 세워야 하는 것 아닙니까? 보도에 의하면 회사들은 산업구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지,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더라고요.

◆ 김태완> 네, 맞습니다. 계약 관계라는 것, 저희가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점을 내세워서 그렇게 얘기하는 거죠. 그래서 저희들은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는 얘기가, 회사는 일 시킬 때는 직원처럼 부려먹고, 책임 질 일 생기면 계약 관계라고 해서 나 몰라라 하는 거죠.

◇ 김우성> 갑을 논쟁이 얼마나 사회적 분쟁을 일으켰는데 아직도 이러나 싶을 거고요. 정부도 별로 대책을 못 세우고 있는 거죠? 얘기는 몇 번 나왔는데요.

◆ 김태완> 네.

◇ 김우성> 어려운 상황에서 일을 하시고 계시는데요. 걱정되는 게 있습니다. 김태완 위원장께서도 택배기사이지 않습니까? 불이익이나 일감을 주지 않는다거나, 이러한 어려움에 처하는 건 아닌가요?

◆ 김태완> 그러한 일이 비일비재하게 현장에서 벌어지죠. 저희들은 특수고용노동자이다 보니까 계약해지라는 방식으로 해서 부당해고가 일상적으로 진행되고, 사용자에 찍히면 블랙리스트라고 해서 다시 택배를 하기가 어렵게 되는, 이러한 일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집니다.

◇ 김우성> 예전에 학습지 교사들에게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지금 정부는 말과 행동이 다른 것 같아요. 노동조합 설립, 많은 분들이 참여하시나요? 얼마나 참여하고 계시죠?

◆ 김태완> 노동자들 대부분 이에 대해 많은 분들 관심 갖고 있고, 네이버밴드 3천5백여 명 정도 가입했는데, 그분들은 계속, 이번에 꼭 하자, 이런 얘기 해주시고. 전화도 오고요.

◇ 김우성> 사실상 고용된 근로자, 노동자와 같은 일을 하는데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이러한 상황, 목소리가 필요한데요. 노조 설립에 대해서 지금 정부가 말과 행동이 다른 것 같아요. YTN 라디오도 택배 기사분들 운행하시면서 라디오 켜놓고 자주 들으시거든요. 시사 얘기 나올 때 의견도 주시는데요. 어떻습니까. 정부는 노조 설립이나 여러 가지 도움을 주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 김태완> 이번 국정감사에서 김영주 노동부장관님께서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직접 말씀하셨고요. 그리고 며칠 전에는 국가인권위에서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보장, 법률 제정 권고한다고 얘기했는데, 이에 대해서 노동부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죠. 그런데 어제 기사 보니까 이상한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노동부가 택배 회사 측 눈치 보고 있어서 보완 요청도 많이 하고 있고, 오랫동안 지금 한 달 넘게 노동부 앞에서 농성하고 있는데, 계속 대기 상태이거든요.

◇ 김우성> 이렇게 시간이 길어지는 것 자체가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신경을 써야 할 상황인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노동권, 전체를 대변하는 목소리, 정부와의 협상, 인식이 다 중요할 것 같은데요. 무엇보다 택배 이용하시는 고객분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할 것 같거든요. 그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끝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김태완> 택배기사들이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업무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보람 느끼면서 하게 되는 건, 고객들에게 물건 배송하면 반갑게 맞이해주세요. 그게 사실상 일하는 보람을 느끼게 되고 큰 힘이 됩니다. 여러 문제가 있어서 당사자들 적극적으로 나서서 싸워야 하는 것도 맞지만, 국민들이 보다 더 질 좋은 서비스를 위해서 저희 택배기사들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고마울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내 집 앞으로 나의 소중한 물건, 선물 가져다주시는 분들인데요. 함께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 동감해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태완>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김태완 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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