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왕' 인터뷰한 숀 펜, 보복 우려 다큐영상 정정 요구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지난 2015년 10월 수배 중이던 멕시코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 차포)을 비밀 인터뷰해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 배우 숀 펜이 이번에는 당시 인터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의 시판을 둘러싸고 배포업체와 다툼을 벌이고 있다.
1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온라인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20일 구스만의 인터뷰를 다룬 다큐멘터리 '내가 엘 차포를 만난 날: 케이트 델 카스티요의 이야기'를 배포할 예정인 가운데 당시 멕시코 여배우 카스티요와 함께 구스만을 인터뷰했던 펜이 신변 이유를 들어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수정해 줄 것을 넷플릭스 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펜은 다큐멘터리가 마치 자신이 구스만의 체포에 모종의 역할을 한 것처럼 묘사해 자신의 신변에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면서 내용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펜은 멕시코 교도소를 탈출해 은신해 있던 구스만을 그와 염문설이 나돈 카스티요와 함께 비밀장소에서 인터뷰해 논란을 일으켰다.
펜은 롤링스톤지에 구스만과의 만남에 대해 글을 기고했으나 아카데미상을 받은 배우가 어떻게 교도소를 두 번이나 탈출한 악명 높은 마약상과 대좌할 수 있느냐는 비난이 잇따랐다.
펜과 구스만의 만남은 카스티요가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카스티요가 지난해 데이비드 브룸이라는 프로듀서를 만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으며 펜의 롤링스톤 기사보다 카스티요의 증언을 위주로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펜은 다큐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펜의 변호사는 최근 넷플릭스에 보낸 편지에서 다큐 시리즈가 고객(펜)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면서 일부 내용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펜의 롤링스톤 기사는 공교롭게도 구스만이 당국에 체포된 다음 날 발행됐다. 그리고 펜이 그의 구스만 인터뷰 여행을 사전에 미 법무부에 제보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다큐 제작자 브룸은 그러나 다큐에는 펜이 미 법무부와 공모했음을 시사하는 어떠한 내용도 없다며 수정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또 넷플릭스와 함께 펜의 다큐 제작 참여를 위해 노력했으나 어떠한 회신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펜은 지난 9월 변호사를 내세워 다큐를 사전 시청한 뒤 인터뷰를 조건으로 내용 수정을 요구했다고 브룸은 밝혔다.
또 넷플릭스 측 법률고문은 "만약 다큐로 인해 펜이 신변 위험에 처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그가 구스만을 만난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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