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10주년 서유, 리그 0승의 낯뜨거운 서울시 대표

정찬민 2017. 10. 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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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찬민 기자]

▲ 브레이크가 없는 서유의 하락세 창단 10주년을 맞이한 서유의 하락세는 브레이크가 없었다. 특히 올해는 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
ⓒ 서울유나이티드
'0승 2무 14패 19득점 64실점'

K3리그가 Advance와 Basic, 상·하위 리그로 나뉜 2017년 한 해 동안 받은 서울유나이티드(이하 서유)의 초라한 성적표다. 10주년을 맞이한 K3리그는 2016년을 기준으로 두 개의 리그로 나눠 승강제를 시행했고, 서유는 하부리그에 속해 2017년을 맞이했지만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채 씁쓸히 리그를 마감했다.

브레이크가 없는 서유의 성적 하락세

2007년 K3리그가 시범리그로 시작해 승강제를 시행한 올해까지 서유의 성적은 지속적인 하락세였다. 시범리그 당시에는 화려한 선수와 지원에 힘입어 우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지원이 줄며 성적은 상위권에서 중위권, 중위권에서 하위권으로 점차 하락했다. K3리그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2017년에는 단 한 번도 리그에서 승리하지 못한 채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지난 10년간 K3리그는 풀리그, 조별리그, 인터리그, 컵대회, 외국인 선수 출전 등 다양한 변화를 거듭하며 최근 승강제 시스템을 구축, 최초의 승격팀과 강등팀이 결정되며 발전하는 추세다. 서유 역시 지난 시간 동안 변화를 거듭했다.

K리그에서 은퇴한 선수들이 주축이 되었던 시범리그를 거쳐 병역 문제를 해결하며 지속해서 운동을 하기 위해 장학영, 노종건 등 당시 최고의 K리그 스타들이 머물기도 했다. 이후에는 점차 고등학교, 대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가 팀의 주축이 되며 전체적으로 팀은 젊어졌지만, 경기를 조율해줄 노련한 베테랑의 부재로 경기력 기복이 심했다. 이는 경기에서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해 극심한 부진으로 이어졌다.

▲ 서유와 중랑의 '서울더비' 서울유나이티드와 중랑축구단의 서울 더비. 서유는 리그에선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지만, 전국체전 예선전에서 유일한 승리를 거두었다.
ⓒ 중랑코러스무스탕, 대한축구협회
서유와 중랑, 상반된 2017시즌

현재 K3리그에는 서울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이 있다. 바로 서유와 중랑축구단(아래 중랑). K3리그 Basic에서 시작한 두 팀의 2017년은 상반된 결과로 각자에게 잊을 수 없는 한 해로 남았다.

서유는 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0승의 수모를 겪은 채 마무리했다. 그러나 중랑은 리그에서 단 1패도 거두지 않고 무패로 우승하며 '퍼펙트 승격팀'으로 2018년에는 상위리그인 'K3리그 Advance'에 진출한다.

중랑이 창단한 2012년부터 2년간 서유가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2014년 이후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1년부터 3년간 전국체육대회 남자일반부 서울시 대표로 출전했던 자리를 2014년부터 중랑에 3년간 내주기 시작했고 이후 리그에서도 힘겨운 상대로 거듭났다.

올해 리그에서 거듭된 패배로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서유는 지난 7월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36회 서울특별시장기 축구대회 겸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서울특별시예선전(남자 일반부)'에서 중랑을 상대로 승리해 많은 이들에게 반전의 놀라움을 선사했다.

리그에서 무승과 무패로 상반된 두 팀의 성적이었기에 많은 이들은 서유의 열세를 예상했다. 그러나 오성진의 해트트릭을 앞세운 서유가 4-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고, 충주에서 열리는 '제98회 전국체육대회'에 서울시 대표로 2013년 이후 4년 만에 출전하게 됐다. 이날의 결과로 2017년 한 해 동안 서유는 유일한 승리를, 중랑은 유일한 패배를 기록했다.

▲ 4년만에 서울시 대표로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서유 서울유나이티드는 2013년이후 4년만에 전국체전에 서울시 대표로 출전한다.
ⓒ 서울유나이티드
반복되는 부진의 늪, 희망마저 사라질까

한 해 동안 조동현 감독과 함께 서유를 이끈 이호술 수석코치는 "선수단 전원이 함께 훈련을 꾸준히 하지 못해서 아쉽다. 공익 근무 선수도 많고 부상인 선수도 많았다. 아무래도 훈련을 꾸준히 못 한 탓에 후반 20분 이후에는 급격히 체력이 나빠졌고, 단체 훈련 부족으로 세밀한 플레이를 펼치기엔 힘든 상황이었다"라면서 씁쓸한 상황을 표현했다.

실제로 서유는 효창운동장, 남양주종합운동장, 마들스타디움 등 운동장 사정에 따라 매번 다른 시간대 훈련을 진행해 일정하지 못했고, 이에 공익 근무 중인 선수들은 훈련을 함께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훈련 시간과 장소가 매번 다르고 일부 선수만이 훈련하며 조직력은커녕 정상적인 훈련을 하기에 벅찬 상황도 있었다.

훈련 부족은 경기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적인 부분을 시작으로 기본적인 패스 플레이, 콤비네이션 플레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약속 등 현대 축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여러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경기당 평균 1.18득점에 그치는 결과로 이어졌고, 승패를 떠나 화끈한 공격력이 자랑이었던 서유의 모습이 점차 희미해져 갔다.

불과 10년 전 서유의 시작은 화려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K3리그에서 성적뿐만 아니라 재정적인 상황에서도 가장 열악하다. 지자체 및 기업의 후원을 받지 못하는 현 상황은 선수단에게 동기부여의 부족으로 이어졌다.

만일 구단이 금전적으로나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꾸준히 지원했다면 매 경기 선수단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한 현 상황에서는 선수단 역시 쉽게 의욕을 잃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팬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대목이었다.

서유불패 서포터즈는 "올해는 마치 바닥을 뚫고 내려간 느낌이다. 이보다 더 최악인 경우를 찾긴 힘들 것이다. 특히 선수단의 동기부여 부족이 경기 때 느껴질 만큼 암울하기도 했다"라며 "위와 같은 문제들이 단기적으로 해결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과연 얼마나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될지도 확신을 하긴 어렵다. 그러나 내년에도 서유가 있는 곳이라면 함께할 것"이라며 한 해를 되돌아봤다.

한편 이호술 수석코치는 "매 경기 먼 원정도 마다하지 않고 항상 자리를 지켜준 서유불패 서포터즈에게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다. 좋은 경기, 재밌는 경기,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했지만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라면서 "올해는 무척이나 힘든 한 해였다. 내년에는 운동장에서 팬들이 웃으면서 나가실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겠다"라고 팬들에게 감사와 죄송함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4년 만에 다시 전국체육대회에 서울시 대표로 나서는 서유는 FA컵 준결승에 올랐던 내셔널리그 강호 목포시청을 상대로 10월 20일 금요일 오전 11시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제98회 전국체육대회' 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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