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故김광석 vs 서해순, 또 심증만 한가득 '스포트라이트'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10.20 06: 49

1996년 1월 6일, 가객이 세상을 떠났다. 사망 직전까지 노래하고 다음 스케줄까지 계획했던 그가 갑자기 목을 매 숨졌다니 모두가 믿기 힘든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타살 의혹이 불거졌지만 여전히 이는 의혹일 뿐이다. 
고 김광석의 죽음이 다시 조명되고 있는 요즘이다. 19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고인의 사망 두 달 전부터 시작된 심경 변화와 일기장 공개, 사망 전 마지막 12시간의 행적과 타살 의혹을 집중 분석했다. 
시간순으로 보면 1995년 11월, 김광석은 매니저를 불러 음악 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이민가겠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아내와 함께 뉴욕에 갔다. 하지만 그곳에서 그의 심경의 변화가 시작됐다. 

뉴욕에 간 지 열흘쯤 지나 쓴 일기에서 김광석은 아내 서해순에 관해 "2일 밤이나 외박하고 첫 날은 공연 전 날인데 소식도 없이 나를 애태우게 했다. 경찰서에서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고 썼다. 
 
특히 그는 "아내가 낯선 남자들과 이틀 밤이나 술 마신 것에 대해 나에게 전혀 미안해 하지 않는다"며 "처음엔 화가 나고 참기 어려웠다. 한편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 잘못이라곤 하지만 너무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아내 서해순 씨는 "친구들의 얼굴을 오랜만에 보게 됐다. 김광석도 같이 마셨지만 공연 때문에 먼저 갔다"며 "김광석과 여자 문제로 사이가 멀어졌을 때다. 질투나니까 그렇게 썼을수도"라고 해명했다. 
2달 동안 집을 알아보러 출국했던 김광석은 1달 만에 귀국했다. 그리고는 다시 기타를 잡고 노래를 불렀다. 다만 평소와 달리 무대에서도 힘들어했고 머리는 직접 빡빡 깎았다. 지인들은 놀랄 수밖에. 
사망 전날인 1996년 1월 5일, 김광석은 박학기와 함께 음악 프로그램에 나가 노래했다. 오후 8시쯤 녹화가 끝나 '절친' 백창우와 대학로 찻집에서 만났고 팬클럽 회장에게 앞으로 활동 계획을 알리며 다음 날 오전 만나기로 했다. 
그러나 그날 귀가한 뒤 김광석은 하늘의 별이 됐다. 부검소견서를 분석한 전문가들은 목을 맨 채 계단에 비스듬히 누워 천장을 바라본 자세는 이해할 수 없지만 타살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자살자의 주변인들과 사망 전 행적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의 미흡한 수사를 꼬집었다. 현장에 있던 담배가 2종류였고 김광석의 것 말고 다른 하나는 누구의 것인지, 이와 관련된 서해순 씨의 증언도 허술했다. 
딸 서연 양의 죽음 역시 미스터리였다. 그는 김광석이 생전 가장 아꼈던 딸. 서해순 씨는 김광석의 유족들과 저작권 소송 중이던 2007년 12월 딸이 사망했지만 이를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소송 때문에 힘들었고 경제적으로도 그랬다. 기회가 되면 알리려고 했다"는 게 서해순 씨의 변. 전문가들은 서연 양의 죽음 역시 타살 흔적은 없다고 결론내렸다. 가부키 증후군을 앓고 있다가 급성 폐렴으로 사망했다는 것. 
그러나 "가부키 증후군은 관리가 소홀하면 면역력이 저하된다. 엄마로서 해야 할 의무를 게을리 한 것 아니냐"며 서해순 씨의 유기치사죄를 거론했다. 그는 앞서 딸이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 지켜보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딸이 사망한 뒤인 2008년 서해순 씨는 학교에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간다고 알렸다. 가족들에게 딸의 죽음을 숨기고 학교에는 함께 이민가는 것처럼 알린 서해순 씨의 행동은 분명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심증은 많지만 물증은 없는 상황이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역시 김광석 부녀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속시원하게 풀지 못한 셈. 시청자들은 또다시 씁쓸한 분노를 느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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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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