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장채일의 캠핑카로 떠나는 유럽여행(2) 일주일 패키지 비용으로 한 달 여행

입력 2017. 10. 20. 02:00 수정 2017. 10. 20.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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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의 객기 어린 로망이 눈 앞에
오토캠핑장 비수기 할인받아 경비절약
끼니는 현지 식재료 조리해 해결하기로
사람들에게 은퇴 후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뭐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해외여행이란 답이 돌아온다. 그만큼 해외여행은 은퇴자에게 로망이다. 그러나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우르르 몰려다니는 패키지여행처럼 빤한 여행은 재미없다. 좀 더 개성 넘치는 방법을 찾아보자. 부부가 단둘이 캠핑카를 타고 떠나는 여행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움직이는 집’인 캠핑카는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숙박비와 식비를 절감할 수 있어 경제적인 여행이 된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 낭만을 싣고 유럽 땅을 종횡무진 달리는 캠핑카 여행에 인기 스토리텔링 블로거 장채일 씨(jangchaiil@hanmail.net)가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편집자>
아내와 함께 갈 곳을 고르면서 여행의 즐거움을 앞당겨 맛보고 있다. [사진 장채일]
한 달짜리 비행기 표와 캠핑카를 예약했다. 이젠 떠날 일만 남았다. 한때 바쁘고 고된 일상에서의 일탈로 캠핑카를 꿈꾼 적이 있었다. 젊은 시절의 객기 어린 로망이려니 했는데 이제 며칠 후면 진짜 캠핑카로 한 달 동안 유럽 곳곳을 누비게 된다.

아내와 함께 지도를 펼쳐놓고 이리 갈까 저리 갈까 밀고 당기며 하루하루 여행의 즐거움을 앞당겨 맛보고 있다. 출발일이 다가올수록 기대와 흥분으로 가슴이 설렌다. '어, 이런 느낌, 얼마 만이지?' 마음속에 파랑새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가다가 마음 드는 곳이 나타나면 차를 세우고 여유 있게 풍경을 즐기기로 했다. [사진 Pixabay]

━ 오토캠핑장, 10~40% 할인

그러나 현실은 냉정해야 하는 법. 당초 계획했던 대로 일주일 남짓의 패키지여행 비용으로 한 달 일정을 커버하려다 보니 호주머니는 얄팍하고 쓸 곳은 많다. 좀 더 알뜰한 여행 방법은 없을까?

우선 매일 밤 물과 전기를 공급받고, 따뜻한 샤워와 안전한 야영을 위해 머무는 오토캠핑장 비용부터 줄이기로 했다. 이곳 저곳 정보 서핑 끝에 유럽의 권위 있는 캠핑장 평가기관인 ACSI가 발행하는 캠핑장 할인카드를 프랑스에 있는 지인을 통해 구하였다. ACSI에 가맹된 캠핑장은 유럽 전역에 9100여 개. 비수기 동안 이용할 경우 10~40%의 요금할인은 덤이다.

유럽에는 수천 개의 캠핑장이 곳곳에 널려있다. 비수기 동안 캠핑장 이용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ACSI 캠핑카드. 비수기 일정은 캠핑장마다 각각 다르다. [사진 장채일]
또 다양한 렌털 장비 중 캠핑 테이블과 식기류, 나라마다 다른 LPG 충전용 어댑터만 빌리고, 나머지는 몽땅 한국에서 가져가든지 아니면 꼭 필요한 경우 현지 시장에서 사기로 했다.

안전한 길 안내를 책임질 유럽용 내비게이션은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최상위 모델을 용산전자상가에서 현지보다 저렴하게 빌릴 수 있다. 또 여행 중 필요한 정보를 수시로 검색하고 비상시 통화를 하기 위한 유심칩도 구입하였다.

(왼쪽부터) 유럽용 내비게이션, 스위스 고속도로 통행권, 유럽 유심칩. [사진 장채일]
유럽의 비싼 물가를 생각하면 매 끼니를 모두 사먹을 수는 없다. 이따금씩 먹을 특색 있는 음식을 제외하곤 대부분은 현지에서 값싸고 신선한 식재료를 사서 직접 조리해 먹거나 햇반이나 라면 등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비록 걸인의 찬으로 차려진 식탁일지라도 눈 덮인 알프스 산봉우리나 아름다운 코모 호수를 바라보며 먹는 식사는 왕후의 밥상 부럽지 않을 터.

한국과 다른 유럽식 전원에 접속하기 위한 돼지코 어댑터, 전기장판 등도 필요하다. 먹고 자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다 보니 식재료와 침구류 등 준비할 것도 많다. 그러나 캠핑카의 장점 중 하나가 무거운 짐가방에서의 해방 아닌가. 일단 가지고만 가면 매일 가방을 풀고 꾸릴 필요 없이 넉넉한 수납공간에 싣고 다니면 된다.

방 한구석에 여행가방을 펼쳐놓고 생각날 때마다 집어넣는다. [사진 장채일]
방 한구석에 여행가방을 펼쳐놓고 생각날 때마다 옷가지며 필요한 물건들을 그때그때 집어넣기로 했다. 생각나다가도 돌아서면 잊기 쉬운 나이. 떠오를 때마다 그 자리에서 바로 가방에 넣어놔야 안심이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레디~ 고'다.

장채일 스토리텔링 블로거 jangchai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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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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