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배송용 하늘창고·우주관광..아마존으로 多 통한다

송형석 2017. 10. 1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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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 기업인이 이끈다
(3)·끝 - 베저스가 꿈꾸는 '온리 원' 아마존
주문 후 '30분 내 배송' 목표
2016년 물류특허 출원만 78건
소비패턴 분석해 '예측 배송'도
더 똑똑해진 AI 비서
"내 스마트폰·차 키 어디에 있지"
"소파에 있어요" 물건도 찾아줘
우주여행 시대 '성큼'
2018년 첫 민간 우주인 탄생할 듯
인공위성 400개 발사 계약도

[ 송형석 기자 ]

(1) 30분 내 배송 실험에 성공한 아마존 드론. (2) 미국 시애틀에서 첫선을 보인 신선식품 매장 아마존 프레시픽업. 온라인으로 채소나 과일 같은 신선식품을 주문한 뒤 매장 주차장에 차를 대면 아마존 직원이 주문한 상품을 트렁크에 실어준다. (3) 제프 베저스가 사비를 털어 설립한 민간 우주여행사 블루오리진의 우주선 뉴셰퍼드(New Shepard)호.


#1 아마존은 지난해 12월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소형 무인비행체인 드론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태블릿PC로 주문한 아마존 파이어TV와 팝콘 한 봉지가 주문자의 집 뒤뜰로 안전하게 배달됐다. 상품 주문 뒤 물건이 도착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13분이었다. 드론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의 배송시간을 30분 이내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지 3년여 만이다. 현재 아마존은 드론과 관련된 특허들을 꾸준히 축적하고 있다. 드론의 용도는 배달만이 아니다. 미국 특허청이 지난 17일 공개한 아마존의 최신 특허는 드론을 활용한 전기자동차 무선충전 기술이다.

#2 “알렉사, 내 스마트폰 어딨어?”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인 알렉사에게 스마트폰 행방을 묻자 “소파 위에 있네요”란 답과 함께 벨소리가 울린다. 개당 15~20달러인 동전 모양의 초소형 무선통신기를 붙이면 열쇠나 애완동물의 위치도 정확하게 찾아낸다. 이 기술을 개발한 업체는 아마존이 아니라 미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트랙알이다. 아마존은 2015년 트랙알처럼 알렉사를 더 똑똑하게 해주는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1억달러 규모의 벤처캐피털 ‘알렉사 펀드’를 만들었다.

진출하는 업종마다 경쟁자들의 씨를 말린다는 이유로 ‘온리 원(only one)’으로 불리는 아마존의 최근 움직임이다. 갖가지 혁신으로 생태계를 확장하면서 진입장벽을 높이는 작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 아마존 전성시대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드론 주도의 30분 배송시대

기업 정보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아마존이 출원한 물류 관련 특허는 모두 78건에 이른다. 2014년(39건)과 2015년(52건)보다 특허 출원 빈도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이 중 상당수는 아마존이 실험 중인 드론 배송과 관련한 것이다. 대형 애드벌룬 형태의 ‘하늘 물류창고’ 등 드론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포함돼 있다. 아마존은 ‘프라임 나우’ 서비스가 내세우는 ‘2시간 이내 배송’을 드론을 통해 ‘30분 이내 배송’으로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드론 배송이 일반화할지는 미지수지만 아마존의 배송이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엔 이견이 없다. 최첨단 물류창고와 물류 알고리즘 분야 투자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의 소비패턴을 분석, 구매 가능성이 높은 물건을 해당 지역 물류창고로 미리 가져다 놓는 ‘예측 배송’이 일반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계산원이 없는 할인점 등장

아마존은 유기농 식료품 유통업체 홀푸드를 인수하는 등 오프라인 유통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 브랜드가 붙은 할인점은 월마트나 타깃과 확연히 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닷컴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으면서 경비가 많이 들지 않고, 브랜드 이미지도 높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아마존이 내놓을 것으로 예측한다.

현재 아마존은 시애틀에서 계산원이 없는 무인 편의점 ‘아마존고’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아마존고 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한 뒤 물건을 집어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계산이 끝난다. 시장에선 아마존이 무인점포 전략을 홀푸드와 같은 중대형 할인점에 적용하는 방법으로 오프라인 매장 운영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관측한다.

아마존은 신선식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사는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 아마존닷컴에서 주문한 신선식품을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인 ‘아마존 프레시 픽업’도 시애틀에 설치했다. 매장 주차장에 차를 대면 직원들이 포장이 끝난 신선식품을 트렁크에 실어준다.

한층 더 공고해진 AI 생태계

알렉사가 탑재된 AI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70% 선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포털인 구글이 ‘구글 홈’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점유율 구도를 좀처럼 바꿔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에코의 시장 지배력이 한층 더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스피커 생태계에 참여하는 외부 개발자들이 굳이 시장점유율이 낮은 플랫폼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측면에서다. 알렉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능은 1만여 가지로 경쟁사의 AI 비서들을 압도하고 있다.

아마존이 AI 비서 서비스를 ‘아마존 프라임’의 일부로 통합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아마존 유료회원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라도 에코 생태계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아마존 프라임은 연간 99달러를 받고 2일 내 배송, 100만 곡 이상의 음악 무료 스트리밍 등의 혜택을 주는 회원제 서비스다. 미국에서만 8000만 명이 프라임 회원으로 가입했다.

재활용 로켓발사 시대 열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가 사비를 털어 세운 민간 우주여행 업체 블루오리진에 대한 기대도 크다. 블루오리진은 로켓 재활용 실험에 잇따라 성공했다. 로켓 발사는 단가가 중요하다. 한 번 쓰고 버린 로켓을 재활용한다면 비용을 10분의 1 아래로 낮출 수 있다. 블루오리진의 계획대로라면 내년에 첫 민간 우주인이 탄생한다. 이 회사의 사업모델은 지구궤도를 도는 우주 관광만이 아니다. 프랑스 방송사업자인 유텔샛 등이 출자한 미국 소형위성 벤처기업 원웹과 인공위성 400개를 지구궤도에 올려놓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시애틀=송형석 특파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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