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선 르포]입헌민주당 에다노,빗 속 유세 "개헌 절대 반대"

조윤영 2017. 10. 1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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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48대 중의원 총선 투표일을 사흘 앞둔 19일 오후 3시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가 도쿄 나카노(中野)역 앞에 마련된 유세장에 섰다. 유세장이라 하지만 역 앞 작은 광장에서 노란색 플라스틱 맥주 박스를 뒤집어 만든 연단이 전부다.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중의원 총선거를 사흘 앞둔 19일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 대표가 도쿄 나카노(中野)역 앞에서 빗속 유세를 하고 있다. 2017.10.19. yuncho@newsis.com

이날 에다노 대표는 도쿄7구에 출마한 입헌민주당 창당 멤버 나가츠마 아키라(中妻昭) 후보와 도쿄10구에 공천한 신인 정치인 스즈키 요스케(鈴木庸介) 후보를 위한 지원연설에 나섰다.

도쿄10구는 도쿄 최대 격전지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최측근 와카사 마사루(若狭勝)후보와 자민당 초선 의원 스즈키 하야토(鈴木隼人) 후보가 경합하는 지역구이다.

새벽부터 쏟아진 비로 유세 시작 30분 전만 해도 청중은 열 명 안팎 정도였으나 유세가 시작될 무렵에는 10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대부분 우산을 쓰고 연단을 향해 둘러 서있었으나 비를 피해 아케이드 지붕 밑에서 듣거나 멀리 계단에서 우산을 쓰고 듣는 시민들도 있었다.

에다노 대표는 우산을 쓴채 연단에 서서 “입헌주의를 지키자”고 호소했다.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뭐든 해도 된다는 생각은 국민을 무시한 정치”라며 “개헌은 국가 권력의 폭주를 막는 입헌주의를 훼손시킨다”고 주장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추진하는 개헌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곳곳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개헌 반대", "잘한다 에다노" 등의 연호도 들렸다.

입헌민주당은 민진당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대표가 지난달 28일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희망의 당에 합류하기로 발표한 데 대해 반발한 에다노 대표가 지난 2일 창당한 신생정당이다.

민진당 시절 마에하라 대표와 대표 경선을 치룬 적 있는 에다노 대표는 민진당 내 대표적인 진보적 인사였다. 자위대의 근거를 헌법에 명기하는 자민당의 개헌 공약에 반대하고, 원전 제로를 주장한다. 북핵 문제도 외교력으로 해결하자고 제안한다.

유세장에는 중장년층이 많이 보였지만 유세장을 지나가던 젊은이들도 잠깐씩 듣곤 했다. 도쿄 나카노 지역은 만화 피규어 등을 파는 상점들이 밀집한 일본 대중문화의 메카이다. 게다가 최근 와세다대학교, 메이지대학 등의 새 캠퍼스가 들어서 학생가로 주목 받는 지역이다.

입헌민주당은 야권이 분열된 후 진보계열의 반 아베 유권자의 표가 몰리면서 제2정당 자리를 노리고 있지만 청년들의 지지도는 낮은 편이다. 아사히신문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령별 지지정당 조사에서 18세부터 29세는 자민당이 41%, 희망의 당이 13%, 입헌민주당로 6% 나타났다.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중의원 총선거를 사흘 앞둔 19일 유권자들이 도쿄 나카노역에서 이뤄진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 대표 유세를 빗속에서 듣고 있다. 2017.10.19.yuncho@newsis.com

이에 반해 60대는 자민당이 27%, 입헌민주당이 20%, 희망의 당이 10%로 나타나 일본 청년들의 보수화가 이번 선거에도 반영이 됐다. 하루 전에 있었던 아베 총리의 도쿄 유세장에는 청년 지지자들이 많았다.

에다노 대표가 이날 유세 지역을 나카노역으로 정한 것도, 이후 유세 일정을 와세다대학 인근의 다카다노바바역으로 한 것도 바로 젊은 유권자에게 호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유세 마지막에 “국회의원에게만 정치를 맡기지 말고 참여하자”며 “그 첫 길이 입헌민주당에 한 표를 던지는 것”이라고 외치던 에다노 대표는 유세 후 빗속에서 듣고 있던 시민들 안으로 들어가 악수를 청했다. ‘열심히 해달라’는 응원 소리도 들렸으며, 선물을 전달하는 지지자도 보였다.

천 여명이 운집했던 하루 전 아베 총리의 유세보다 여실히 작은 규모였으나, 진보계열의 유권자들의 표를 모으며 예상외 약진을 보여주고 있는 입헌민주당의 기세는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는 22일에 치뤄지는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는 가운데 진보 성향의 입헌민주당이 제2당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함께 쏟아지고 있다. 민진당 내에서는 재결합설도 솔솔 나오고 있다.

입헌민주당이 총선후 정국에서 자민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야당의 면모를 어떻게 갖출 것인지 향방이 주목된다.

yun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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