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고개 숙인 정몽규, 한국 축구 위기 '정면 돌파 선언'

  • 등록 2017-10-19 오후 4:30:57

    수정 2017-10-19 오후 4:30:57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력 부진에서 촉발된 한국 축구 위기 상황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늇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축구의 수장인 정몽규(55)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각종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정몽규 회장은 19일 서울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팀의 부진한 경기력과 협회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회장으로서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실 전날까지만 해도 정몽규 회장의 기자회견은 예정에 없었다. 하지만 협회는 이날 오전 갑작스레 기자회견 일정을 발표했다. 평소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정몽규 회장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었다.

최근 한국 축구는 대표팀의 답답한 경기력과 거스 히딩크 전 감독 영입설, 전·현직 협회 직원들의 무분별 공금 사용 등으로 축구팬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작 한국 축구를 최정점에서 이끄는 정몽규 회장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본인은 책임을 회피하고 임직원들에게만 부담을 지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혔다. 최근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자회견에선 정몽규 회장이 그동안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는 “현재 대표팀 경기력에 대해 우려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대표팀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 대표팀의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조직을 별도로 만들겠다”는 발언이었다. 축구계에서 미처 예상하지 못한 신선한 발상이었다.

협회 기술위원회는 각급 대표팀뿐만 아니라 유소년 축구 등 한국 축구 전반의 기술 발전을 논의하는 자리다. 하지만 주된 관심이 대표팀 사안에 집중되다 보니 감독이 물러나면 기술위원장과 위원들도 동시에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정몽규 회장은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는 “한국 축구가 장기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기술위원회가 지속적인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며 “그런데 대표팀 경기 결과에 따라 항상 기술위원회가 책임을 지다 보니 장기적인 운영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신태용 현 대표팀 감독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몽규 회장은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월드컵 본선까지 신태용 체제로 밀고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몽규 회장은 “상황이 악화한 것이 무척 안타깝다.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 한 부분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이것이 본질을 덮을 수는 없다. 신태용 감독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은 책임을 피할 생각이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여러 차례 반복해서 자신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돼서 가슴이 아프지만, 팬과 국민의 높은 열망을 확인하는 계기라고 보고 좀 더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

축구협회 임직원의 공금 유용과 관련해서도 “과거 집행부의 일이라고 해서 내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는 대로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몽규 회장은 대표팀에 대한 국민들의 격려도 당부했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없이는 대표팀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그의 말에는 작은 떨림이 함께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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