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인물]"뻔뻔해도 정도가 있지"..국감서 질타 받은 이기성 출판진흥원장

김향미 기자 2017. 10. 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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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블랙리스트 이거 알았어요? 본 적 있어요?”(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건 블랙리스트가 아니고….”(이기성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셀프특별분양 받았죠? 집이 8채로 고위공직자 중 1위에 올랐던데, 도덕적 해이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김민기 의원)

“집에서 임대업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이기성 원장)

“원장님처럼 집도 많고 그런 분은 젊은 사람들 위해서 양보 좀 하면 안됩니까.”(김민기 의원)

19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이기성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71·사진)의 행보를 두고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첫째는 출판진흥원에서 실행한 블랙리스트에 관한 것이었고, 둘째는 이 원장의 ‘셀프특별분양’ 및 부동산 투기의혹이었다. 또한 출판진흥원이 추진하는 전자출판용 서체개발·배포사업의 운영위원회에 이 원장의 제자들이 대거 선임된 것도 지적을 받았다.

이날 교문위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따르면 출판진흥원은 지난해 ‘초록·샘플 번역 지원 사업’ 과정에서 심사위원회의 선정을 무시한 채 특정 작가의 특정 도서를 배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조형근의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시국사범 수배자 이야기를 쓴 이기호의 <차남들의 세계사>, 빈부격차와 복지문제를 다룬 정지형의 생각하는 동화 시리즈 <삽살개가 독에 감춘 것>, <텔레비전 나라의 푸푸> 등이다. 또한 2016년 ‘찾아가는 중국 도서전’ 사업에서도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박시백의 <세종왕조실록> 등이 배제된 사실이 드러났다. 노 의원은 “블랙리스트를 몰랐다”고 발언한 이 원장에게 “매주 하는 간부회의에서 ‘성과보고’로 해당 사안이 보고됐다”면서 “이게 오리발로 되는 게 아니다. 블랙리스트 진상규명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이 사안을 다루고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12월 자신을 대상으로 ‘주택특별공급 대상자 확인서’를 발급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방이전 기관 종사자를 위한 주택을 특별분양받았다. 하지만 해당 주택 입주일 기준,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에서 특별공급 규정에 어긋난 것이었다. 이 원장은 이로 인해 문체부로부터 경고장을 받았다. 김 의원과 노 의원은 이를 두고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 원장은 “규정을 미처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노 의원은 “그게 지금 변명이냐. 더 늦기 전에 책임지셔야 한다. 뻔뻔해도 어느 정도가 있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료를 내고 출판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전자출판용 서체개발·배포사업’ 운영위원회 12명의 위원 중 4명이 이 원장의 제자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신 의원은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가 공동 성명서를 내고 이기성 원장의 서체개발사업에 문제제기하며 원장의 퇴진을 촉구한 바 있다”며 “출판계로부터 동의와 공감을 얻지 못한 사업을 강력히 추진하는 것도 모자라 운영위원의 삼분의일을 제자들로 채우는 등 사업의 정당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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