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부터 와인스타인까지..올 한해 美 뒤흔든 여성 성추문 파문
폭스TV 간판 앵커 빌 오라일리, 20년 근무지서 2주반만에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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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하비 와인스타인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와인스타인은 헐리웃 영화 제작·배급사 와인스타인 컴퍼니의 공동설립자로 미 영화업계의 ‘큰 손’이다. NYT는 지난 5일 와인스타인이 애슐리 쥬드를 비롯한 수많은 헐리웃 여배우들과 부하 여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와인스타인이 최소 8명의 피해 여성들에게 돈을 주고 사실상 ‘강제적인’ 합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후 기네스 펠트로, 앤젤리나 졸리 등 유명 여배우들의 폭로와 제보가 이어졌고, 일부 여배우들은 와인스타인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은 물론 프랑스와 영국 등지에서도 배우, 모델 등 다양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경찰은 와인스타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성추행 및 강간 혐의로 30여명의 여성들에게 고소·고발을 당한 와인스타인은 결국 회사에서 쫓겨났다. 또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제작자협회(PGA), 영국 영화 TV아카데미(BAFTA) 등 각종 영화 관련 단체에서는 퇴출됐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12년 와인스타인에게 수여한 최고 명예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박탈키로 했고, 미 하버드대학교는 2014년 아프리카계 미국 문화에 기여한 공로로 그에게 줬던 W.E.B. 듀보아 메달을 철회하기로 했다.
급기야 그가 창립한 회사 와인스타인 컴퍼니는 매각설에 휩싸였다. 성추문 논란 이후 아마존 영화사는 와인스타인 컴퍼니와 관계를 끊었다. 아마존 영화사가 의뢰해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제작 중인 최근 작품은 줄리안 무어와 로버트 드니로가 출연 결정을 취소했고 감독인 데이비드 러셀도 합류 의사를 철회했다. 유사한 악재가 이어지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와인스타인 컴퍼니는 부동산 투자회사 콜로니 캐피탈로부터 긴급 자금을 수혈받고 지분 매각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와인스타인의 이름을 따서 회사명을 내건 탓에 인수자가 없을 것이라며, 분할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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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에는 폭스TV의 간판 뉴스 앵커 빌 오라일리가 성추문 논란에 휩싸이며 20년 동안 일해온 회사에서 쫓겨났다. 당시 NYT는 오라일리가 지난 15년 동안 성추행 등의 혐의로 5명의 여성들에게 고소를 당했으며 합의금으로 1300만달러(약 148억원)을 썼다고 보도했다. 오라일리는 주로 경력에 도움을 주겠다고 여성에게 접근했다가 성관계 제안을 거절하면 입막음을 하고 회사에서 내쫓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면서 벤츠, 현대차, BMW 등 대형 광고주들이 줄줄이 광고 중단을 선언했고, 회사는 2주 반만에 오라일리의 퇴출을 결정했다.
한편 와인스타인 성추문 논란은 유명 여배우들의 피해 사례 폭로나 경험담 고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캠페인으로 이어져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여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제안한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too)’는 온라인 상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앞서 구인·구직 SNS 플랫폼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 회장도 ‘온라인 서약 운동(DecencyPledge)’을 추진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수많은 여성들의 피해 사례가 속속 재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사법당국은 피해 여성들의 과거 성추문 혐의들을 새롭게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8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성폭행 및 성희롱 가해자들은 앞으로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없다”면서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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