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K리그의 얼굴 '슈퍼매치'..간절한 마음과 페이플레이 사이

한준 기자 2017. 10. 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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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신문로, 한준 기자] 예로부터 수원 삼성과 FC 서울,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는 승리를 향한 간절한 마음의 싸움이었다. 누가 더 간절하게 나섰느냐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슈퍼매치에서 더 간절한 것으로 여겨지는 팀은 수원이다. 황선홍 감독이 서울 지휘봉을 잡은 뒤 K리그 클래식에서 열린 슈퍼매치에서 수원은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1무 3패의 열세. 게다가 올 시즌 서울에서 열린 첫 대결에서 1-1로 비겼고, 수원의 홈 경기장 빅버드에서 서울이 2연승했다.

서 감독은 “FA컵처럼 중요한 경기, 임팩트 있는 경기는 우리가 이겼다”며 황 감독에 대한 열세를 부인했다. 지난 2016시즌에도 황 감독의 서울에 1무 1패를 당한 이후 FA컵 결승전 2연전에서 슈퍼매치가 벌어졌고, 수원이 서울을 꺾고 우승했다. 서 감독에겐 완벽한 피날레였다. 이번에도 시즌 마지막 대결에서 웃겠다는 자세다. 수원 미드필더 김은선은 “내가 군대 간 사이 수원이 슈퍼매치에서 한번도 못 이겼더라. 개인적으로 많이 불태우고, 준비 많이 하고 있다. 슈퍼매치는 선수들이 알아서 다 준비하고 어느 때보다 더 준비하고 있다”고 수원 선수단의 분위기를 전했다.

◆ 더 간절한 팀이 이긴다

수원이 거듭 간절함을 이야기 하자 서울 골키퍼 양한빈은 서울이 이번 대결에서 더 간절한 팀이라고 반박했다. “우리가 최근에 홈에서 경기 많이 이기지 못해서 실망 드렸다. 이번 홈에서 슈퍼매치는 앞선 두 번의 경기와 같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수원이 지금 힘들다고 계속 말하는 데, 우리가 수원보다 순위도 밑에 있고, 수원은 FA컵 준결승에 올라가 있다. 우리가 수원보다 간절하다. 슈퍼매치는 항상 더 힘들고 간절한 팀이 이기는 게 있다. 우리가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

이번 슈퍼매치의 결과가 중요한 것은, 이 결과가 2018시즌 AFC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에 매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K리그는 ACL 진출권이 3.5장 주어진다. 3팀은 본선에 직행하고 1팀은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본선 직행은 리그 우승팀, 준우승팀, FA컵 우승팀에게 주어지고, 리그 3위에 플레이오프 티켓이 간다. 현재 수원은 승점 56점으로 4위, 서울은 54점으로 5위다. 1위 전북이 66점, 2위 제주유나이티드가 62점으로 앞서가는 가운데, 리그 순위 경쟁은 전북과 제주의 우승 대결, 3위 울산(59점)과 4위 수원, 5위 서울의 ACL 티켓 싸움으로 압축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 ACL 티켓 걸린 배수의 진 슈퍼매치

울산은 이미 FA컵 결승에 올라 있고, 수원은 25일 부산아이파크와 원정 경로 4강전을 치른다. 기리그 순위나, FA컵을 통한 가능성을 따지면 수원이 더 유리한 상황이다. 서울은 수원을 꺾고 4위로 올라가는 것이 1차 목표다. 황 감독은 지난 10일 스플릿 미디어 데이 당시 울산의 FA컵 우승을 응원하기도 했는데, 울산이 3위를 지키면서 FA컵 우승까지 이룰 경우 리그 4위까지 ACL에 나가게 되기 때문이다.

서울은 수원을 우선 꺾고, 울산을 추격해야 한다. 막판에 울산을 추월하지 못할 경우, 울산이 FA컵에서 우승하길 응원해야 한다. 수원은 이번에 서울을 꺾으면 승점 차이를 5점으로 벌리게 되고, 홀가분하게 FA컵 준결승전에 나설 수 있다. 수원의 경우 서울에 지고 부산 원정에 나서게 되면 선수단이 받는 부담이 커진다. 물론, 부산이 FA컵 우승을 이루고, 울산이 끝내 3위를 지킬 가능성을 감안하면 두 팀 모두 ACL에 나서지 못하게 될 수 있지만, 이번 슈퍼매치가 ACL 티켓 경쟁에 미칠 영향이 아주 큰 결정전이라 할 수 있다.

◆ 좋은 축구, 페어플레이, K리그의 얼굴

배수의 진을 치고 싸워야 할 경기지만, 양 팀 모두 좋은 축구로 침체에 빠진 한국 축구, 그리고 K리그에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슈퍼매치는 여전히 대중과 여론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K리그 경기다. 한때는 K리그의 얼굴이라고 불리기 까지 했다.

“한국 축구 침체 되어있는데, 힘이 될 수 있는 좋은 경기 하도록 준비하겠다.” (서울 황선홍)“한국축구와 K리그가 침체기인데 슈퍼매치에서 선수들이 좋은 기량으로 경기해야 한다.” (수원 김은선)

서정원 감독은 선수 생활을 수원에서 했고, 수원 코치로 지도자를 시작해 수원 감독으로만 5년 차다. 수원에서 슈퍼매치의 역사를 오롯이 함께 한 레전드다. 황 감독은 지난해부터 슈퍼매치 참가자가 됐다. 2008시즌 부산아이파크 감독으로 시작해 포항스틸러스를 거쳤다. 현역 시절 잠시 수원에 몸담았으나 슈퍼매치와 인연은 이제 막 시작됐다.

최근 슈퍼매치는 열기가 조금 떨어진 모습인데, 외부자로 슈퍼매치를 오랫동안 봐오기도 한 황 감독은 자신의 시대에 이르러 슈퍼매치가 ‘페어플레이’로 팬들에 다가서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슈퍼매치의 인기와 열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즐기겠다는 포부도 말했다.

“사실 FC서울 감독이 되기 전에, 밖에서 보는 슈퍼매치는 상당히 부러웠다. 많은 팬들과 관심 그런 것들이 우리를 운동장에서 뛰게 하는 원동력이기에, 부러웠고. 이기기 위해선 때로는 많이 거친 플레이, 격렬한 플레이 나온 기억이 있다. 다만 지금은 변해가면서, 관중들을 위해서 그런 건(거친 플레이는) 자제하고, 페어플레이에 입각해서 경기하는 게 인상적이다.”

“서울 감독이 되고 나서는 많은 팬들이 성원해주는 게 뿌듯하고 영광스럽다. 더욱 잘해야겠다는 책임감 느끼고 있고, 그분들 성원 보답하기 위해 최선 다하고 혼신 다하기 위한 모습 보이도록 해야 한다. 내일 모레 경기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황 감독은 슈퍼매치가 한국 축구에 가져야 하는 책임감, 그리고 감독으로 이끄는 책임감도 말했다. 슈퍼매치에는 승부의 세계의 간절함 외에 페어플레이와 한국 축구 전반에 대한 파급력도 녹아있다. 단순한 한 경기가 아니다.

“슈퍼매치에 많이 운동장에 찾아와주셔서 성원하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서울 감독으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우리 축구, K리그를 사랑하는 팬들이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일반 국민들도 축구에 대한 좋은 이미지 가질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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