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잃은 IS, 온라인서 더 강력해진다

김진 기자 2017. 10. 1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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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늑대' 필두 무차별공격 우려..게릴라전 관측도
2018 월드컵 위협..'영토상실=세력약화' 아니다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깃발.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이라크·시리아를 중심으로 세력을 넓히던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물리적 영토'의 대부분을 상실했다. 한때 포르투갈만큼 컸던 그들의 영토가 줄어들면서 국제연합군의 IS 격퇴전도 끝을 향해 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對)테러 작전을 펼쳐 온 서방의 속내는 편하지 않다. 실체적 국가를 잃은 IS 세력이 곧 온라인으로 흩어져 활동을 계속할 것으로 보여서다. 전문가들도 IS의 쇠퇴를 말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서방 언론들에 따르면 영토를 잃은 IS의 다음 보금자리는 '온라인'이다. 주요 자산은 IS의 급진 이슬람 사상에 환호하는 전 세계의 '외로운 늑대'다.

이 조합이 위험한 이유는 예상 불가능한 무차별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선동 사상을 전파할 수 있고, 테러 공격의 책임을 주장하며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음모를 계획·이행할 수 있다. IS는 온라인에 사제폭탄 제조법을 공개해 왔으며, 그들이 자주 쓰는 '못폭탄'과 'TATP폭탄' 영국 맨체스터·스페인 바르셀로나 테러에 사용됐다.

자살폭탄·매복 등을 통한 점조직 기반의 게릴라전을 벌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IS가 출범했을 때부터 취재를 해 온 언론인 하산 하산은 최근 '더 내셔널' 기고문에서 "영토를 잃으면서 (게릴라성) 작전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IS는 서방의 격퇴전에 착수하기 전부터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 게릴라 세력을 조성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브루킹스연구소 중동정책연구소 소속 대니얼 바이먼은 "IS는 수많은 동조자를 보유한 매우 강력한 단체"라며 "물리적 영토를 잃었을 때조차 의지할 구석이 많다"고 말했다. 워싱턴 근동정책 연구소의 지하디스트 전문가인 애런 젤린은 "IS는 추종자들이 밖에서 적들과 싸우도록 영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네트워크를 재건하기 위한 시간을 벌고자 적들이 사라지길 기다리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슬람국가(IS)가 공개한 영상의 한 장면. IS 상징이 그려진 폭탄·대원과 월드컵 로고가 등장한다. © News1

IS는 최근 영토를 잃는 중에도 2018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위협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세계를 위협했다. 영국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 동영상에는 IS 상징이 새겨진 폭탄과 대원, 월드컵 공식 로고가 등장한다.

이는 '영토 상실=세력 약화' 공식을 깨뜨린 것이다. 실제 IS는 격퇴전이 한창이던 올해 영국에서만 3건의 테러 공격 배후를 자처했다. 새해 전날 39명의 생명을 앗아간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 공격, 러시아 지하철 폭탄 테러 배후도 주장했다. 그 밖에도 7개국에서 각기 다른 공격이 발생했다.

각국도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 영국 정보기관인 MI5의 앤드류 파커 국장은 전날 영국이 어느때보다 극심한 테러 위협에 노출됐다고 우려하며 IT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그 위협은 다차원적이고 빠르게 진화하며 전에 본 적 없는 규모와 속도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IS의 태동지인 이라크는 모술 탈환에 성공한 이후 게릴라성 공격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IS의 '영토 상실'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라크 모술·시리아 라카 등 주요 도시를 뺏기긴 했지만, 유프라테스강 유역과 아프가니스탄 동부, 아시아·북아프리카에 여전히 세력이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NYT는 최근 IS가 공개한 영상에서 리비아에 새 기지가 생겼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IS보다 긴 역사를 가진 테러단체 알카에다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의 아들을 조직의 새 얼굴로 홍보하는 알카에다가 IS의 공백을 메워 세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주의방위재단의 빌 로지오는 "IS가 빠르게 큰 지지를 받은 이유는 그들이 당장의 만족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호소했기 때문"이라며 "아직 알카에다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국제연합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민주군(SDF)이 17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의 '자칭 수도'였던 시리아 라카 탈환을 발표했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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