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2연패 KCC' 일시적 문제냐, 풀기 힘든 난제냐

18일 오후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에서 프로농구 전주 KCC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가 열렸다. KCC 추승균 감독이 판정에 대해 어필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0.18

일시적인 문제일까, 풀기 힘든 난제일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개막 첫 2경기는 우승 후보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전주 KCC 이지스 얘기다.

KCC는 18일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에 92대98로 패했다. 지난 15일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된 원주 DB 프로미에 패한데 이어 개막 2연패다.

KCC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득점 기계' 안드레 에밋이 건재한 가운데 국내 선수 최고 스코어러인 이정현을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했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통으로 날린 하승진이 완벽히 회복했고, 한국 무대 잔뼈가 굵은 찰스 로드 영입까지 성공했다. 가드진도 전태풍, 이현민 베테랑들이 버티고 있어 선수 이름값과 구성만 놓고 보면 '슈퍼팀'이라고 부를만 하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재료가 좋아도, 하나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완벽한 요리가 될 수 없다. 현재 KCC가 딱 그렇다.

일단 이정현이 아직 동료들과 호흡을 잘 맞추지 못하고 있다. 국가대표팀에 다녀와 같이 운동을 해야할 시점에 무릎을 다쳤다. 개막전 출전도 불투명했는데, 기적같이 회복해 뛰고 있다. 전자랜드전에선 하승진, 에밋과의 2대2 플레이에서 계속 패스 미스가 나왔다. 안양 KGC에서 하던 농구가 KCC에선 잘 안 되고 있다. 추승균 감독은 "이제 손발 맞춘 지 5일이다.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뛰어주는 것만도 고맙다"고 했다.

하승진 활용법도 골치아프다. 추 감독은 로드가 뛰지 않는 1, 4쿼터 중심으로 하승진을 기용하고 있다. 높이의 이점을 확실히 살리려면 하승진의 출전 시간이 늘어나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시간을 막 늘릴 수 없는 게, 로드와 하승진이 같이 들어가면 높이는 좋아지지만 골밑이 매우 빡빡해진다. 두 선수 모두 수비에 허점이 있어, 상대 센터진에 미들슛을 얻어맞을 수 있다. 전자랜드전 1쿼터가 그랬다.

아니면 로드가 조금 더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현재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로드도, 하승진도 뭔가 조금씩 불안하다. 추 감독은 "이제 3쿼터에 하승진 출전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에밋 원맨팀에 대한 문제다. 에밋은 지난 시즌 득점 1위를 차지했지만, 팀은 망가졌다. 슈퍼 에이스 1명이 있다고 해서, 5명이 똘똘 뭉치는 팀을 이길 수 없다는 게 DB전에서 증명됐다. 에밋은 혼자 공을 갖고 1대1 농구를 하는 스타일이다. 전자랜드 에이스 조쉬 셀비와 비교가 됐다. 셀비는 물흐르 듯 경기 조율을 하고 동료들과 함께 하는 플레이를 했다. 반면 에밋이 화려한 개인 플레이를 선보일 때 KCC 나머지 선수 4명은 구경을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추 감독은 "에밋, 이정현의 공존을 걱정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KCC에는 전태풍, 로드도 있다. 전자랜드전에선 지난 시즌에 어렵게 키운 신예 송교창은 거의 공 한 번 제대로 만져보지 못했다. 에밋이 공격하다 막혀 빼주는 공을 슈팅하는 정도였다.

추 감독은 "5경기 정도 보려고 한다. 선수들이 손발을 더 맞추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과연 1라운드 막판 KCC는 어떤 농구를 하고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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