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주담대 조기상환 당하는 연체기준 완화된다

입력 2017.10.1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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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한이익상실, 2달→4달 ‘유력’
여당 “금융대출 전반 연장검토”
정부, ‘살인적’ 지연배상금 개선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정부가 현행 2개월인 주택담보대출의 기한이익 상실 기준을 연장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따라 주택담보대출 조기상환을 요구받거나 살인적인 배상금이 부과되는 연체기간 기준이 4개월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과 여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기한이익 상실 기준을 현행 이자 연체 후 2개월(분할상환금의 경우 3개월)보다 뒤로 늦추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연장기간별 효과나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본 후 적정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보험사 대출 등 다른 업권의 가계 신용대출에 대해서도 기한이익 상실 시점을 현행 1개월보다 연장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픽사베이]

여당 관계자는 “기한이익 상실시 연체이자율 상승으로 채무불이행에 내몰리는 등의 문제가 있어 연장하는 방안이 고려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한이익 상실이란 차주가 대출이자를 반복해 연체할 경우 금융회사가 만기 전이라도 대출 원리금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통상 주택담보대출은 2개월, 일반 신용대출은 1개월 이상 이자 지급을 지체하면 기한이익을 상실한다.

기한이익을 상실한 차주가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대출잔액 전체에 대해 연체이자를 적용한 지연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연체이자는 약정이자율에 연 6∼8% 수준의 연체가산금리를 붙여 결정된다. 은행들은 15%를 상한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미국(약정금리+3∼6%포인트), 독일(기준금리+2.5%포인트), 영국(약정금리+0∼2%포인트) 등 해외 주요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지연배상금이 대출자의 숨통을 더 죄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주택담보대출로 1억원(연체가산금리 6%)을 빌린 차주가 2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이자 연체시 월 50만원의 지연배상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은 금액 자체가 많기 때문에 지연배상금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질 공산도 크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연배상금 규모는 연체기간 1년 경과시 대출잔액 대비 10% 안팎, 2년 경과시 20%를 넘는 수준으로 커진다. 1억을 빌렸다면 연간 1000만원 이상을 배상금으로 내야한다는 뜻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기한이익 상실시 은행이 주택을 경매에 넘기는 등 담보권을 실행할 수 있어 기한이익 상실 시점을 연장해달라는 요구가 제기돼왔다.

금융위원회는 연체가산금리 인하 등 지연배상금 산정체계 개선방안을 12월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가계대출의 기한이익 상실 연장 방안도 이때 윤곽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금융위 관계자는 기한이익 상실 연장안 대해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