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오늘 트럼프와 회동..美 경제 순항에도 연임 불투명

안호균 2017. 10. 1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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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09.21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내년 2월 임기를 마친다. 4년의 재임 기간 동안 미국 경제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등 성적표는 나쁘지 않지만 정권 내부의 반대로 연임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옐런 의장을 만날 예정이며 연임 여부를 고려하고 있지만 핵심 백악관 보좌진들은 교체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옐런은 역대 연준 수장 중 상당한 성과를 이룬 의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취임 당시 6%대 후반이던 미국의 실업률은 현재 완전고용 수준인 4.2% 까지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은 2%를 하회하고 있지만, 두 지표 모두 연준의 목표치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고 있다.

임기 중 통화정책의 완급 조절도 잘 해냈다는 평가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간 제로금리(0~0.25%)를 유지하며 경기를 부양했고 2015년 말부터는 완만한 금리 인상을 시도하며 통화정책 정상화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과의 소통도 비교적 원활했다.

미국 경제의 성장세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1.5%)를 제외하면 2%대를 유지하고 있다.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 올해(2.2%)와 내년(2.3%)에도 2% 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분위기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연준은 18일 발표한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경제성장 속도가 "점진적(modest)이고 완만하다(moderate)"고 평가했다. 허리케인 하비, 어마, 마리아가 9월 성장을 다소 주춤하게 했지만, 예상보다 잘 견뎌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기간 중에는 옐런 의장의 저금리 정책을 비판했지만 취임 후에는 "일을 잘하고 있다"며 긍정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백악관과 공화당 내부에서 민주당원인 옐런 의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강하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 규제 완화 정책에 옐런 의장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 도입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옐런 의장은 지난 8월 금융 규제 완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 중앙은행이 경기 조절을 위해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보수당의 정책 성향에는 잘 맞지 않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공화당 의원들은 지속적으로 옐런 의장에게 금융 규제 중단과 금리 인상을 촉구해 왔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인 젭 헨살링 공화당 의원은 옐런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대통령이 후임자를 임명할 때까지 금융 규제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준 의장이 상대당 소속 전 대통령이 지명했다는 이유로 교체되는 것은 그동안의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일반적이지 않다. 옐런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으며, 정치적으로는 민주당 성향이다. 최근 마지막으로 연임에 실패한 인물은 지미 카터 정부의 G.윌리엄 밀러 의장이었다.

최근의 경우를 보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3년 민주당원이었던 폴 볼커 의장을 재임명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공화당원인 버냉키 의장에게 두번째 임기를 맡긴 뒤 옐런 의장을 임명했다.

NYT는 "옐런 의장의 위험은 미국 정치의 갈등을 반영한다"며 "이전의 3명의 의장들은 상대 정당 대통령에 의해 재임명됐지만 몇몇 공화당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 규제를 옹호해 온 옐런 의장을 축출하길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어 "옐런 의장은 자신이 거둔 성공의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며 "꾸준한 경제 성장과 금융시장의 고요함은 변화의 순간을 보길 바라는 비평가들을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옐런 의장을 포함해 5명의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를 놓고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존 테일러 스탠포드대 교수 등이 후보군에 올라 있다.

옐런 의장과 콘 의장은 5명의 후보 중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온건한 통화정책 지지)에 속한다. 반면 테일러 교수와 워시 전 이사는 매파(규칙주의적 통화정책 지지)로 분류된다. 파월 이사는 중립 성향으로 평가되고 있다.또 옐런 의장을 제외한 4명의 후보들은 금융 규제 완화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후임자 인선과 관련해 "솔직히 그들 모두를 좋아한다"며 "매우 빠른 시간 내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통령이 11월 3일 아시아 순방을 떠나기 전 후임자 인선을 마칠 것으로 보고 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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