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골칫거리' 박멸 작전②] 남이섬 '낭만 가득' 은행잎..연출이었어요?

입력 2017. 10. 19. 10:00 수정 2017. 10. 1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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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요? 저희는 강 건너 입양 보냅니다."

서울 송파구가 가로수 잎이 떨어지는 가을철을 맞아 '낙엽 입양' 준비를 하고 있다.

노원구와 강동구는 낙엽들을 관내에서 다시 활용 중이다.

강동구는 상태 좋은 낙엽들을 고덕동 도시농업 선순환센터로 보내 펠릿(pellet)으로 재탄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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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도 서울 도심에선 ‘애물단지’ 취급
-송파구는 은행잎만 모아 남이섬에 보내
-노원구ㆍ강동구 등은 양질 비료로 제작
-용산구는 기업체와 무상처리 관련 협약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낙엽이요? 저희는 강 건너 입양 보냅니다.”

서울 송파구가 가로수 잎이 떨어지는 가을철을 맞아 ‘낙엽 입양’ 준비를 하고 있다. 송파구는 잎 가운데 은행잎만 10~15t을 모아 남이섬에 보낼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소각비용은 매년 100만원 넘게 아끼면서, 처치 곤란이던 낙엽은 남이섬 송파은행길을 위한 관광자원이 되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한 때 책갈피로 고이 모셔두던 ‘가을 낭만’의 상징 낙엽이 이젠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가로수가 느는 만큼 떨어지는 양도 많아지고, 이에 따른 예산 소요도 만만치 않아서다. 하지만 서울 몇몇 자치구는 소각비용을 줄이면서 낙엽을 재활용할 방안을 찾아냈다. 관광자원화는 물론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과 무상처리 업무협약을 맺기도 하고, 퇴비로 만든 후 관내ㆍ외 농장으로 무상 공급하기도 한다.

서울 자치구가 ‘애물단지’ 낙엽을 각자 방식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가을철 길 위 낙엽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헤럴드DB]

이 가운데 용산구는 최근 폐목재처리 전문업체인 천일에너지, 한국목재재생산업 등과 2020년 말까지 3년3개월간 ‘폐목재류ㆍ낙엽 무상처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폐목재와 낙엽 등을 태운 열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이들 업체들도 원료를 장기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무상 전환이 나쁠 게 없다는 입장이라고 용산구는 설명했다. 용산구는 이런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식으로 모두 2억1700만원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원구와 강동구는 낙엽들을 관내에서 다시 활용 중이다.

노원구는 깔끔한 낙엽들만 50t 정도 골라 1년 동안 퇴비장에 쌓아둔다. 그 동안 낙엽들은 양질의 거름이 되고, 이는 도시 텃밭 등에 돌아간다. 노원구는 소각비용으로만 450만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강동구는 상태 좋은 낙엽들을 고덕동 도시농업 선순환센터로 보내 펠릿(pellet)으로 재탄생시킨다. 작업은 보통 11~12월 중 이뤄지며, 이때 하루에만 펠릿 0.7t이 만들어진다. 낙엽으로 만든 펠릿은 음식물쓰레기와 섞은 뒤 관내 도시 텃밭과 마을공동체 등에 배부한다.

환경 미화원들이 쓸어담은 낙엽들을 한 곳에 쌓아두고 있다. [사진=헤럴드DB]

은평구는 그간 수도권매립지 등에서 생활쓰레기로 처리하던 낙엽들을 작년부터 본격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농장으로 제공하고 있다. 은평구는 품질 좋은 낙엽만을 보내고자 올해 연말까지 매일 16~20명을 투입, 이른바 ‘낙엽 골라내기’에 돌입한다. 이들은 하루종일 많게는 9~10t 분량 낙엽더미에서 담배꽁초 등 이물질을 골라낸다.

보낸 낙엽들은 농장 내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여주는 퇴비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작년에만 낙엽 270t을 처리했다. 은평구의 소각비용 절감액만 2400만원에 이른다. 은평구 관계자는 “서로 도움줄 수 있는 방안이라 판단, 경기도에 있는 다른 농장들도 섭외하는 중”이라며 “골칫거리도 발상의 전환만 이뤄지면 쓰임새가 많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낙엽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서울 자치구는 모두 17곳”이라며 “이들 자치구는 작년에만 전체 9444t 낙엽 가운데 4760t 이상을 각자 방식으로 재활용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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