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 자살 원인은 화산 폭발?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2017. 10. 19.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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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30년 이집트가 로마군에 패하자 클레오파트라(사진) 여왕은 스스로 독사에 물려 목숨을 끊었다.

이집트는 로마의 식민지가 됐다.

역사가들은 근친혼으로 인한 왕권 약화와 집권층의 부패 등을 이집트 멸망의 원인으로 꼽는다.

클레오파트라 자살 10여년 전에 일어난 대규모 화산 폭발로 농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이미 이집트 사회가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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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진
"대규모 화산 폭발로 나일강 수위 줄어 농경사회 몰락.. 왕권 약화로 결국 멸망의 길로"

기원전 30년 이집트가 로마군에 패하자 클레오파트라(사진) 여왕은 스스로 독사에 물려 목숨을 끊었다. 이집트는 로마의 식민지가 됐다. 역사가들은 근친혼으로 인한 왕권 약화와 집권층의 부패 등을 이집트 멸망의 원인으로 꼽는다. 과학자들이 여기에 새로운 답을 추가했다. 클레오파트라 자살 10여년 전에 일어난 대규모 화산 폭발로 농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이미 이집트 사회가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미국 예일대의 조 매닝 교수와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의 프랜시스 루드로 교수 연구진은 지난 1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한 논문에서 "고대 이집트 왕국의 멸망은 화산 폭발이 기폭제가 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린란드와 남극 지하 깊은 곳의 얼음 기둥을 채취했다. 여기서 클레오파트라 시대 공기가 갇혀 있는 얼음을 분석했다. 얼음에서는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이산화황이 대량 검출됐다. 연구진은 이 이산화황이 고대 이집트의 농업에 치명타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집트는 해마다 여름이면 홍수가 나서 하류에 비옥한 퇴적토가 쌓인다. 고대 사회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농업 지대가 형성된 것이다. 원동력은 북반부 성층권의 계절풍이다. 여름에 적도로 가서 엄청난 수분을 증발시키고 홍수를 부르는 비를 내리게 한다.

화산 폭발로 이산화황이 대기로 뿜어져 나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미세한 이산화황 입자가 햇빛을 차단하면서 기온이 내려간다. 이로 인해 계절풍의 힘이 약해져 강수량이 줄어든다. 홍수는 세력이 약해지고 나일강의 수위도 줄어든다. 이로 인해 하류에 퇴적토가 쌓이지 않는다.

연구진은 7세기 이슬람 지배 시절 나일강의 수위를 측정한 기록을 당시 화산 폭발과 비교했다. 실제로 화산이 폭발하면 나일강 수위가 내려갔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클레오파트라 시대에도 화산 폭발로 농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사회 혼란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클레오파트라가 죽기 14년 전인 기원전 44년에도 화산이 폭발했다. 당시 나일강 수위 기록은 없지만 도시에서 역병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기록은 있다. 살길이 막막해진 농민들이 대거 도시로 몰려가면서 전염병과 사회적 갈등이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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