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풍양속' 해친다고? 성소수자에게 체육관을 열어라"

2017. 10. 1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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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저녁 서울 동대문구청 앞 광장에 모여든 100여명의 시민이 무지개색 손팻말을 들고 신나는 표정으로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이날 여성·성소수자 인권단체 퀴어여성네트워크는 서울 동대문구청 앞 광장에서 동대문구의 체육관 대관 취소 결정을 규탄하는 여성성소수자 궐기대회를 열었다.

동대문구청과 동대문구 시설관리공단이 대관 취소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며 침묵하는 상황에서 손팻말 부착이 자신의 목소리를 구청쪽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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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체육대회' 동대문구체육관 일방적 대관 취소
동대문구청 앞 성소수자 궐기대회 열어 규탄 목소리
"공공시설 이용 차별 당한 명백한 인권 침해"

[한겨레]

18일 서울 동대문구 구청 앞에서 동대문구의 성소수자 시설이용 차별을 규탄하는 여성 성소수자 궐기대회가 열렸다.

“성소수자에게 체육관을 열어라, 지금 당장!”

18일 저녁 서울 동대문구청 앞 광장에 모여든 100여명의 시민이 무지개색 손팻말을 들고 신나는 표정으로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의 분위기는 초가을 저녁 쌀쌀한 찬바람을 열기로 데울 만큼 뜨거웠다.

이날 여성·성소수자 인권단체 퀴어여성네트워크는 서울 동대문구청 앞 광장에서 동대문구의 체육관 대관 취소 결정을 규탄하는 여성성소수자 궐기대회를 열었다. 퀴어여성네트워크는 다가오는 21일 동대문구체육관에서 ‘제1회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를 열 계획이었다. 지난달 19일 동대문구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동대문구체육관 사용 허가를 받았지만 허가 일주일 뒤 체육관쪽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대관 취소’ 통보를 받았다. “대회 당일 체육관 천장 누수 공사를 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결국 체육대회는 무산됐다.

송정윤 퀴어여성네트워크 운영위원은 “동대문구 시설관리공단에 195만원의 대관료와 청소 용역료까지 납부한 상황에서 행사가 ‘미풍양속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대관이 취소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는 시민으로서 공공시설 이용을 차별당한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박장군(31·활동명)씨는 “체육관에서 여성이 공을 차면 미풍양속을 해치는 2017년이다. 스포츠는 누구나 평등하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성소수자로 구성된 풋살팀 ‘FC언니네’의 날(27·활동명)씨는 “성소수자로서 오랫동안 고립을 겪었다.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는 성소수자들이 모여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연대할 수 있는 자리였는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취소됐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시민들은 동대문구청의 대관 취소 결정 사유였던 ‘미풍양속’ 등이 적힌 송판을 격파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18일 서울 동대문구 구청 앞에서 동대문구의 성소수자 시설이용 차별을 규탄하는 여성 성소수자 궐기대회가 열렸다. 궐기대회 참가자가 동대문구체육관의 대관 취소 사유였던 ‘미풍양속’이 적힌 송판을 격파하고 있다.
18일 서울 동대문구 구청 앞에서 동대문구의 성소수자 시설이용 차별을 규탄하는 여성 성소수자 궐기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항의의 의미로 무지개색 손팻말을 동대문구 청사에 부착했다.

대회의 마지막 순서로, 참가자들은 손에 들고 있던 무지개색 손팻말을 동대문구 청사 이곳저곳에 부착했다. 동대문구청과 동대문구 시설관리공단이 대관 취소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며 침묵하는 상황에서 손팻말 부착이 자신의 목소리를 구청쪽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손팻말이 붙은 장소는 동대문구청 출입문이었다. 40여개의 무지개색 손팻말이 붙은 청사 입구 위에 걸린 대형 글판에는 “그래도 사랑하라”는 마더 테레사의 말이 쓰여 있었다. 글·사진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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