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냉각재 14일 전부터 누출..한수원 "소량은 괜찮다" 은폐 의혹

고영득 기자 2017. 10. 1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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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북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3호기의 원자로 냉각재가 14일째 누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누출량이 적고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는 한수원의 ‘고의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18일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월성 3호기에서는 지난 5일 원자로와 연결된 밸브가 고장이 나 냉각재가 누출됐다. 이후 한수원은 열흘 넘게 지난 17일 오후 원전 출력을 줄이기 시작해 18일 오전에 원자로를 수동정지했다. 이날까지 약 500㎏의 냉각재가 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원자로와 ‘비상 노심 냉각장치(ECCS)’를 이어주는 배관에 부착된 밸브가 고장을 일으켜 원자로 쪽의 냉각재가 누출되면서 발생했다.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 5일 냉각재 누출을 처음 인지하고 사흘 후 원안위에 보고했다. 냉각재 누출 부위는 지난 11일 확인됐고, 원자로는 사고가 발생한 지 2주가 지나서야 정지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누출량이 아주 적어 사고 부위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서 “누출량이 보고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이지만 원안위에 보고하는 등 안전 조치를 충분히 취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밸브를 교체하기 위해선 냉각재 누출로 기압이 높아진 원자로가 멈춰야 작업이 가능하다. 이상홍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집행위원은 “누출된 냉각재 양이 적다고 해도 지난 11일 누출 부위가 확인됐다면 즉시 원자로 정지 준비에 들어가는 게 맞다”며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에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월성 3호기 가동 중단을 지연시킨 건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원안위는 이날 현장조사단을 파견, 사고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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