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2차전] 빅이닝에는 빅이닝으로, 폭풍 같았던 두산 6회말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폭풍 같았다.

두산과 NC의 플레이오프 1~2차전은 엄청난 타격전이었다. NC는 17일 1차전서 장단 17안타 6볼넷으로 13득점하며 두산을 완파했다. 당시 NC는 8회초에만 7득점하며 두산 불펜을 무너뜨렸다. 6-5서 순식간에 13-5로 승부를 갈랐다.

단 하루만에 반전이 일어났다. 이번엔 두산이 웃었다. 18일 2차전서 15안타 8볼넷으로 17득점했다. 전날 NC보다 안타 개수는 적었지만, 득점은 많았다. 4번타자 김재환이 스리런포만 두 개를 터트렸고, 최주환은 6회말 결승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박건우도 선제득점을 솔로포로 만들었다. 홈런 4방이 결정적이었다.

홈런 4방도 4방이지만, 6회말 8득점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4-6으로 뒤진 승부를 순식간에 12-6으로 뒤집으면서 승부를 갈랐다. 이후 점수를 주고 받았지만, 큰 임팩트는 없었다. 전날 빅이닝을 허용한 후유증을 빅이닝으로 고스란히 되갚았다.

NC의 투수교체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민호가 4~5회를 32개의 공으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6회 등판은 무리였다. 이때 김경문 감독은 구창모를 투입했다. 그러나 구창모의 제구가 심하게 흔들렸다. 김재환이 스트레이트 볼넷, 오재일의 볼넷으로 찬스를 잡았다.

김경문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제프 맨쉽을 연이틀 출격시켰다. 그러나 두산 타선은 이 전략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양의지가 맨쉽을 상대로 7구 접전 끝 볼넷으로 출루한 게 좋았다. 그리고 최주환이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 투심패스트볼을 통타, 승부를 결정하는 좌월 그랜드슬램을 뽑아냈다.

더 놀라운 건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극적인 역전 그랜드슬램이 나왔지만, 여전히 스코어는 8-6, NC 타자들의 컨디션을 감안하면 불안한 리드였다. 2사 1,2루 찬스를 잡았고, 박건우의 1타점 좌전적시타에 이어 김재환이 원종현의 투심을 공략해 12-6으로 달아나는 스리런포를 뽑아냈다. 승부는 끝이었다.

6회말에만 무려 12명의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홈런 두 방 포함 안타 4개에 사사구 4개, 상대 실책 1개를 묶어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7회말 3점을 보태 승부를 완전히 갈랐다. 빅이닝으로는 빅이닝으로 되갚은 두산 타선의 엄청난 위력이 입증된 한 판이었다.

[김재환.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