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대작' 조영남 사기 유죄 판결.."구매자들 속인 것"

류란 기자 2017. 10. 1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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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수 조영남 씨 이름으로 2천8백만 원에 팔린 작품 '병마용갱'입니다. 조 씨는 아이디어만 제공하고 그림 대부분은 대작 화가가 그린 것으로 확인됐는데, 검찰은 이런 식으로 그림을 판 조영남 씨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오늘(18일) 법원은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먼저 류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가수 조영남 씨는 전시회를 마흔 차례나 열고 스스로를 '화가 겸 가수'라는 뜻의 '화수'라고 불렀습니다.

초기에는 화투를 잘라 붙이는 기법을 썼지만 2009년 대작 화가 송기창 씨에게 작업을 맡기면서 세밀한 묘사와 원근법이 더해진 회화로 바뀌었습니다.

조 씨는 이렇게 제작된 그림에 일부 덧칠 정도 하고 자신의 작품이라며 모두 21점을 팔아 1억 5천만 원 넘게 벌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를 사기 행위로 봤습니다. 대작 여부는 구매 판단이나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구매자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는 겁니다.

실제 조 씨가 여러 차례 "조수가 한 명도 없다"고 인터뷰한 자료 등이 증거로 제출돼 대중과 구매자를 고의로 속이려 했다는 점이 인정됐습니다.

자신이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조수의 도움으로 그림을 그리는 게 미술계 관행이라는 조 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회화에선 표현 기법이 중요한데 송 씨가 조 씨보다 수준이 월등히 뛰어나 오히려 독립적인 작가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작품이 수천만 원에 팔렸는데도 송 씨에게 보수로 점당 10만 원을 준 것에 대해선 수많은 무명 작가에게 상처와 자괴감을 안긴 행동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조 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이정택) 

류란 기자peacemak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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