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반기문 "4강 대사, 아무나 해도 되는 자리 아니다"

김민서 입력 2017.10.18. 19:18 수정 2017.10.19. 16:06

반기문(사진) 전 유엔 사무총장은 미·중·일·러 한반도 주변 4강 대사에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들이 내정된 데 대해 "외교관은 아무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최근 한국안보문제연구소에서 진행된 강연 자리에서 4강 대사 인선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며 "미국처럼 국력이 뒷받침되는 강대국은 부동산업자가 대사로 나가는 경우도 있고 그렇게 해도 아무 문제 될 게 없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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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非외교관 기용에 쓴소리 "주재국 언어도 영어도 잘 몰라" / 전작권전환 추진에도 우려 표명
반기문(사진) 전 유엔 사무총장은 미·중·일·러 한반도 주변 4강 대사에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들이 내정된 데 대해 “외교관은 아무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단법인 4월회 초청특강에서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위상과 우리의 자세'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최근 한국안보문제연구소에서 진행된 강연 자리에서 4강 대사 인선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며 “미국처럼 국력이 뒷받침되는 강대국은 부동산업자가 대사로 나가는 경우도 있고 그렇게 해도 아무 문제 될 게 없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초대 4강 대사는 외교 경력이 전무한 정치인(노영민 주중·우윤근 주러대사), 교수(조윤제 주미·이수훈 주일대사) 등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로 채워졌다.

반 전 총장은 “우리나라 대사는 영어나 현지어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할 줄 알아야 한다”며 “영어도, 현지어도 안 되면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추진되는 데 대해서도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북핵 위기가 고조된) 현 시점에서의 전작권 전환 추진은 시기적으로 참 우려스럽다”며 “미국이 유엔 평화유지군(PKO) 활동에 돈은 내도 자국 병사 단 한 명도 보내지 않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미군은 타 국군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이른바 ‘퍼싱 원칙’을 중요시하는 만큼 전작권 전환 시 한국군 대장 사령관 아래 미군 장성이 부사령관을 맡는 경우 유의미한 미군 파병이 어려울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조윤제 주미국, 노영민 주중국, 이수훈 주일본,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왼쪽부터)

반 전 총장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친 (대북) 언사는 저도 반대를 하지만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결기를 보일 때는 강하게 보여줄 필요도 있다”면서 “(안보 현안을 놓고) 국론이 분열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마당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대한민국 국민이 맞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18일 ‘4월회’ 주최로 열린 특강에서도 “남북대치 상황에서 미국을 비판하거나 사드 철수 입장을 내보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전쟁은 총으로 싸우는 것뿐 아니라 심리전도 중요한데, 우리가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면 심리적인 면에서 패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