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순실 첩보 170건 국정원 메인서버에 저장돼 있었다"

문동성 기자 입력 2017. 10. 1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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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추명호 전 국장 부임 이후 생산한 170건의 최순실 관련 첩보 보고서는 국정원 메인 서버에 저장된 보고서로 18일 확인됐다.

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지난해 말 국회 정보위에 "최순실 관련 보고서는 10건 미만"이라고 한 보고도 허위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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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 前 국정원장 “10건 미만” 보고 허위로 드러나

국가정보원이 추명호 전 국장 부임 이후 생산한 170건의 최순실 관련 첩보 보고서는 국정원 메인 서버에 저장된 보고서로 18일 확인됐다. 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지난해 말 국회 정보위에 “최순실 관련 보고서는 10건 미만”이라고 한 보고도 허위로 드러났다.

국정원 개혁발전위(개혁위) 관계자는 “추 전 국장 산하에서 작성된 170건의 최순실 관련 보고서는 모두 국정원 메인 서버에 저장돼 있던 것”이라며 “추 전 국장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내부 직원 증언 및 서버에 저장된 보고서에 의지해 조사했다”고 말했다.

국정원 메인 서버는 내용 삭제 등이 불가능한 구조로, 기록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설명이다. 추 전 국장은 국정원 조사 이전 최순실 관련 첩보 수집에 참여한 측근 직원들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파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혁위는 민감한 첩보가 ‘비선’을 통해 청와대로 보고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추 전 국장은 국정원 내부망과 연결되지 않은 별도 컴퓨터를 사용해 청와대 실세들과 정보를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이는 이병호 전 원장의 국회 정보위 보고와는 반대다. 이 전 원장은 지난해 말 추 전 국장에 대한 내부 감찰 결과를 정보위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의혹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에서 생산된 모든 첩보 보고서를 뒤져본 결과 최순실 관련 보고서는 10건 미만이었다”며 “보고서 내용은 ‘지라시’ ‘풍문’ 수준이었다. 그래서 내게 보고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개혁위 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최순실의 개인 트레이너였던 윤전추씨의 청와대 행정관 임명 배경,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 등 신빙성 있는 첩보가 다수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개혁위 조사 결과 자체로만 보자면 이 전 원장은 정보위에 허위 사실을 보고했거나 당시 국정원 직원들이 이 전 원장에게 허위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 개혁위 관계자는 또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에 대한 동향 보고서 2건은 이 전 원장에게 보고됐다”고 말했다. 이 전 감찰관 관련 보고서는 공무원 사찰 및 정치 개입에 해당된다고 개혁위는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원장은 정보위 보고 등을 통해 국정원의 정치 개입 여부에 대해 “그런 일은 결코 없다”고 부인해 왔다. 한 국회 정보위원은 “국정원의 국정농단 개입, 최순실 첩보 묵살 정황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 국정원이 추 전 국장을 올해 초 징계 없이 퇴직시킨 것도 국정원의 정치 개입 활동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당시 국회 정보위 내부에서는 “추 전 국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지적들이 나왔다. 국정원 내부 감찰에서 추 전 국장이 무혐의 처분받은 것도 당시 청와대 등 윗선의 지시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혁위 핵심 관계자는 “검찰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 전 원장 등을 상대로 관련 의혹을 모두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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