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라위 탈환에도 테러 위험은 계속" CNN

조인우 2017. 10. 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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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위=AP/뉴시스】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7일 남부도시 마라위를 방문해 극단이슬람세력으로부터 마라위를 탈환했다고 선언하고 있다. 2017.10.17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필리핀군이 남부 민다나오섬 마라위를 점령한 이슬람국가(IS) 추종 무장단체를 격퇴한 가운데 "마라위에서의 승리가 동남아시아에서 IS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18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전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마라위가 테러리스트들의 영향력으로부터 해방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23일 IS 추종단체 아부 사야프의 지도자 이스닐론 하필론의 은신처를 급습하면서 교전이 시작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이에 앞서 델핀 로렌자나 국방장관은 아부 사야프와 함께 마라위를 점령한 IS 추종단체 마우테의 지도자 오마르 마우테와 하필론이 교전 중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필론은 필리핀 내 이슬람 분리주의 단체 중 가장 과격한 ‘아부 샤야프’의 지부를 이끄는 인물로 IS의 동남아 지역 총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라크 모술, 시리아 락까 등 주요 거점도시에서 연이어 세력을 잃은 IS가 필리핀 민다나오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하고자 했던 시도가 좌절된 셈이다.

정치분석가 리처드 헤이다리안은 "하필론과 마우테의 죽음은 필리핀의 IS 추종단체가 갖고 있던 지도력이 본질적으로 희석된 것"이라며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치명적인 폭력행동이 전개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 이슬람연구소의 율키파이 와디는 "하필론과 마우테는 IS 추종단체의 지도자일 뿐"이라며 "다른 지도자가 등장하기까지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분명히 누군가 그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필리핀의 평화·폭력·테러리즘 연구센터의 롬멜 반라오이는 "하필론의 자리를 무장반군 후루지 인다마가 이어받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지도자의 죽음이 테러리즘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복잡하고 환경에 적응을 잘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라위 교전은 이런 류의 작전을 길게 잘 수행할 수 있는 IS 추종단체의 능력을 증명했고 동시에 정부군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 정부에 따르면 마라위 교전에서 무장반군 최소 822명이 살해됐다. CNN은 나머지 무장반군이 필리핀 내 타 지역 및 동남아시아 인접 국가로 몸을 피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렌자나 국방장관은 "당국이 민다나오 인근 도시에서 지역 지도자들과 회담했다"며 "경계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지역 당국이 무장반군을 적극적으로 진압하지 않는다면 IS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마라위 교전으로 피해를 입은 민다나오의 이슬람 교도들에 대한 보상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다나오는 기독교가 대다수인 필리핀에서 유일하게 이슬람교도가 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오랜 분쟁으로 인한 지역사회의 불안정성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마주하고 있는 애매한 해양 경계 등의 특징으로 하필론과 같은 마약 밀수업자, 해적단, 납치범, 테러리스트의 은신처로 자리잡았다.

헤이다리안은 "마라위는 모술과 락까를 떠오르게 하는 곳으로 변했다"며 "도시의 재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IS 무장반군에 합류할 가능성이 충분한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미국 안보 싱크탱크 스트랫포의 스코트 스튜어트는 "대피한 60만여명 마라위 주민에 대한 보상이 필리핀 정부가 직면한 테러와의 전쟁에서의 핵심 요소"라며 "재건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주민들 사이에서 더 많은 적대감과 소외감이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필리핀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하는 11월을 노려 IS 추종세력이 재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헤이다리안은 "필리핀은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이 다음은 더 강력한 테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와디 역시 "그들은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마라위 밖에서의 테러 공격이 자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측했다.

jo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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