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오' 서정원, 수원과의 의리 지켰다..두 번째 재계약
운영비 급감 속 K리그 준우승 2회, FA컵 우승 1회
"새로운 유망주 발굴해 미래 대비" 포부 밝혀
수원은 "올해 말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서 감독과 재계약을 마쳤다. 기본 계약 2년에 상호 합의에 따라 1년을 연장하는 옵션을 추가해 2+1년 조건에 합의했다"고 18일 밝혔다. 서 감독은 오는 2019년까지 임기를 보장 받았다. 구단과의 협의 여부에 따라 임기는 2020년까지 늘어난다.
서 감독은 최근 일본 J리그와 중국 수퍼리그 클럽들로부터 잇달아 사령탑 제의를 받았다. 올해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소속팀 수원이 재계약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시간을 끌자 지도력과 경험을 겸비한 지도자를 찾는 해외팀들의 러브콜이 줄을 이었다. 일본 J리그의 한 구단은 "(서 감독이) OK 사인을 보내주면 당장이라도 지휘봉을 건네줄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서 감독은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한 해 농사의 성패를 결정짓는 시즌 막바지인 만큼, 팀을 이끄는 데에만 전념했다. 수원은 스플릿 시스템에 접어든 K리그 클래식에서 상위 그룹에 속해 우승 트로피와 다음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놓고 경쟁 중이다. FA컵에서도 4강에 올라 2연패 문턱에 다가섰다. 그는 관심을 보이는 팀들에게 '어떠한 경우에도 1순위는 수원이다. 수원과의 재계약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팀들과 접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을 전달했다.
올림픽축구대표팀과 축구대표팀 코치를 역임하며 경험을 쌓은 그는 지난 2012년 수석코치를 거쳐 2013년에 수원의 4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5년간 수원을 이끌며 2014년과 2015년 K리그 클래식 준우승, 2016년 FA컵 우승 등 준수한 성적을 냈다.
구단 산하 유스팀 매탄고 출신 선수들을 프로축구 무대에 어울리는 기대주로 키워낸 것 또한 서 감독의 업적이다. 구단이 '경영합리화' 기치를 내걸고 최근 여러해 동안 구단 운영비를 대폭 줄이자 경기력을 지킬 해법으로 '유망주 발탁'을 떠올린 게 적중했다. 프랑스 리그에 진출한 국가대표 미드필더 권창훈(디종)을 비롯해 민상기, 구자룡, 김종우, 이종성, 윤용호, 유주안 등 '매탄의 아이들'이 수원의 미래를 이끌 세대교체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서 감독은 "신뢰를 보내준 구단과 수원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수원의 탄탄한 유스 시스템이 배출한 젊은 자원들을 육성해 보다 젊고 역동적인 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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