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시진핑 "2050년 세계 선두국가 될 것" 美와 무한경쟁

예영준 2017. 10. 1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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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차 중국 당대회 업무보고
3시간20분간 '중국몽' 강변..'新시대' 36차례 언급
먹고사는 문제 안정적 해결.."샤오캉사회 이루겠다"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이후 15년간 강국 건설
시진핑 집권 2기의 시작을 알리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체대표대회가 18일 개막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대회에서 성과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2050년까지 종합 국력과 국제 영향력에서 세계의 선두에 서는 ‘현대화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18일 베이징에서 개막된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의 업무보고를 통해서다. 시진핑 집권 2기의 개막을 알리는 당대회에서 미국과의 국력경쟁을 예고하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5년 전 18차 당대회에서 총서기로 선출될 당시 제시한 ‘중국의 꿈(中國夢)’ 목표를 구체화한 것이기도 하다. 시 주석의 키워드는 ‘신(新)시대’였다. 시 주석은 3시간 20분 이상 이어진 연설에서 신시대란 단어를 36차례 언급했다. 시 주석은 서두에서 “장기간의 노력으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는 신시대에 들어섰다”고 선언한 뒤 3개의 ‘치라이(起來)’를 언급하며 신시대의 개념을 설명했다. “신시대 진입은 근대 이후 고난을 겪었던 중화민족이 떨쳐 일어서서(站起來ㆍ잔치라이) 부유해지고(富起來ㆍ푸치라이) 강대해지는(强起來) 비약을 거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빛나는 미래를 앞두고 있다는 의미”라고 부연한 것이다.
시진핑 주석과 그의 슬로건 '중국몽'. [신화통신=연합뉴스]
이는 중국인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는 “마오쩌둥(毛澤東)이 중국을 떨쳐 일어나게 했고, 덩샤오핑(鄧小平)이 부유하게 만들고, 시진핑이 강성하게 만들 것”이란 말을 인용한 것이기도 하다. 생산력 발전, 즉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개발에 주력했던 '덩샤오핑 시대'와 선을 긋고 이날부터 시작된 '시진핑 시대'에서는 종합국력을 끌어올려 중국이 국제사회를 이끄는 강대국이 되겠다는 의미다. 시 주석은 “십수 억 인구의 먹고 입는 문제를 안정적으로 해결하고 대체적인 소강사회(小康·안정적이고 조화로운 사회)의 생활 수준에 이르렀다”며 “신시대는 우리나라가 세계 무대의 한복판으로 다가가 인류에 더 큰 기여를 하는 시대”라고 말해 이런 인식을 뒷받침했다. 시 주석은 신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역사적 사명과 목표를 제시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단계적 전략도 내놓았다. 시 주석은 “소강사회가 완성되는 2020년부터 2035년까지의 1단계 15년 동안 기본적 사회주의 현대화를 실현해 경제력과 과학기술 실력이 혁신형 국가의 앞자리에 서게하겠다”며 “이 기초 위에 15년을 더 분투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그 때가 되면 종합 국력과 국제 영향력이 세계의 선두에 서는(領先) 나라가 되고 중화민족은 세계 민족의 대열에 당당히 들어설 것”이란 게 시 주석의 이어진 설명이다. 시 주석이 수없이 언급해 온 ‘중국의 꿈’은 ‘강국의 꿈(强國夢)’과 동의어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개막식에 앞서 지난주 열린 당 중앙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 이날 시 주석의 정치보고 원고는 신시대 진입과 관련한 역사 인식과 목표, 실천 전략 등을 묶어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고 이름 붙였다. 당대회 기간에 예정된 당장(黨章) 개정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9월 3일 승전 70주년 기념 천안문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인민해방군을 차량을 타고 사열하고 있다. [중앙포토]
시 주석이 내건 신시대 선언과 목표 설정은 향후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격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시 주석은 신시대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면서 이 중 강군건설 전략에 비교적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시 주석은 “2020년에 기계화와 정보화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룬 뒤 2035년에는 국방ㆍ군대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고 금세기 중엽(2050년)에는 세계 일류 군대가 전면적으로 건설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대는 싸울 준비를 갖추고 싸워 이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정보망에 기반한 합동 작전 능력 향상 ^지속적인 군·국방 개혁 등을 강조했다. 외교 전략에서는 “중국은 패권을 칭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다른 나라에 강요하지 않겠다”면서도 “중국은 결코 자신의 정당한 권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누구도 중국이 자신의 이익에 손해를 감수하리라는 환상은 버려야 할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도 내비쳤다. 남중국해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문제 등에서 보여온 중국의 강경 자세가 계속 이어질 것임을 내비친 대목이기도 하다. 집권 2기 개막과 함께 시작된 ‘시진핑의 시대’가 국제사회에서 주도권을 놓고 펼치는 미ㆍ중 간 무한 경쟁의 시대, 경우에 따라서는 갈등의 시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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