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뉴스메이커] 재계·언론·정권까지 장악.. '체코판 트럼프' 탄생 초읽기

변재현 기자 2017. 10. 1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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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총선 이후 유럽 내 극우정당의 집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0~21일 총선을 앞둔 체코에서는 신흥 극우당인 긍정당(ANO)의 안드레이 바비시 대표가 사실상 차기 총리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2013년 바비시 대표가 체코의 유력 일간지 2개를 발간하는 출판그룹 '마프라'를 인수한 후 언론의 논조가 급격히 '친 바비시' 성향으로 기울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그가 총리직에 오르면 정치·경제·언론권력을 모두 움켜쥐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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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리로 떠오른 바비시 대표
내일부터 이틀간 체코 총선 앞두고
여론조사서 극우 ANO당 1위에
"유럽 통합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긍정당(ANO) 대표 /위키피디아

[서울경제] 오스트리아 총선 이후 유럽 내 극우정당의 집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0~21일 총선을 앞둔 체코에서는 신흥 극우당인 긍정당(ANO)의 안드레이 바비시 대표가 사실상 차기 총리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외신들은 ‘체코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그가 총리직을 맡으면 유럽 통합에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체코의 재계·언론을 넘어 정치권력까지 손에 쥔 ‘과두정 지배자’가 탄생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체코 총선을 앞두고 바비시 대표가 “유럽 통합의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체코 여론조사기관 메디안에 따르면 바비시 대표가 이끄는 ANO는 연초부터 25~30%의 지지율을 꾸준히 얻으며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ANO는 정족수 200석인 의회에서 70석 내외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ANO가 제1정당으로서 내각을 꾸리게 되면 바비시 대표는 유럽 최초의 극우정당 출신 총리가 된다.

ANO를 창당 1년 만인 지난 2013년 총선에서 원내 제2정당으로 올려놓은 바비시 대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독 닮은 점이 많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업률이 7%까지 치솟는 경기침체 국면에서 기존 정치권의 무능과 부패를 꼬집으며 인기를 끌기 시작한 그는 1993년 농산물가공 업체 아그로페르트를 설립한 후 비료·화학, 식품가공, 목재, 건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개인자산만도 22억유로(약 3조원)에 달하는 재벌 출신 정치인이다. 유럽연합(EU)의 이민정책과 체코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가입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반이민주의·고립주의 노선도 트럼프와 흡사하다.

하지만 바비시 총리의 체코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13년 바비시 대표가 체코의 유력 일간지 2개를 발간하는 출판그룹 ‘마프라’를 인수한 후 언론의 논조가 급격히 ‘친 바비시’ 성향으로 기울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그가 총리직에 오르면 정치·경제·언론권력을 모두 움켜쥐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NYT는 “바비시 대표가 소유한 신문들 외에도 유명 TV·라디오 채널에서 그의 노력을 칭송하는 동시에 경쟁자들을 깎아내린다”고 평가했다.

달리보르 로학 미국기업연구소 연구원은 “바비시가 총리가 될 경우 정치·경제권력 간 결합으로 오히려 ‘국가’를 주변화할 위험이 있다”며 “이번 선거는 체코의 자유민주주의를 종식시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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