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견 훈련사 "강아지 달래면서 교육하는 이유는.."

최서윤 기자 2017. 10. 1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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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형 외모에 자상한 말투, 강아지와 함께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지는 사람.

"안내견 파트너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개들에게도 복지가 있으니 가족처럼 생각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리고 안내견에게도 선택권을 줍니다. 훈련이 적성에 맞지 않으면 일반 가정으로 보내기도 하고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이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살아있는 생명체인 강아지들과 교감하는 것이 행복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날까지 계속 안내견 훈련을 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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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피플] 신규돌 삼성화재안내견학교 훈련사
신규돌 훈련사와 후보견 자몽.(사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호감형 외모에 자상한 말투, 강아지와 함께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지는 사람.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25년째 시각장애인 안내견과 동고동락하고 있는 신규돌 훈련사의 첫인상이다.

인생에서 동물을 빼면 할 얘기가 없을 정도로 그는 동물과 함께 살아왔다. 어렸을 때는 집에서 강아지를 키웠고, 20대엔 군견병을 지냈다. 군 제대 이후 입사한 안내견학교에서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의 예비 안내견들을 훈련하고 있고, 집에서는 유기묘가 될 뻔한 고양이들까지 기른다.

"어떻게 군견병이 됐냐고요? 일단 잘 생겨야 하고 성격도 좋아야 하고…. 하하, 농담입니다. 대학 때 축산을 전공했어요. 전공 따라 군견병을 30개월 했죠. 저는 강아지 훈련하는 방법을 군대에서 배웠어요. 당시 군견은 셰퍼드가 많았고요. 통제가 필요해서 한 주인만 바라보게 가르쳤죠. 사나워지기 위해 무는 연습도 시켰더랬죠."

1990년대엔 그럴 수밖에 없었다. 북한 간첩들이 있었고, 지금처럼 '개=가족'이라는 인식이 부족했다. 동물복지는 생각할 수 없는 단어였다. 그래서 안내견도 초창기엔 군 훈련 방식을 사용했다.

"제대 후 몇 개월 쉬다 안내견학교에 입사하게 됐죠. 처음엔 군대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훈련을 시켰어요. 개가 낙엽을 주워 먹으려고 하면 낮은 목소리로 '안 돼!'라며 목줄을 잡아당겨 혼내곤 했죠.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은 훈련 방식이었어요."

과거 군대에서 배운 훈련 방식은 그에게 반면교사를 삼는 계기가 됐다. 어떤 방식이 개의 사회화를 돕고, 사람들과 더욱 친밀해질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 현재는 훈련도구인 클리커를 이용해 강아지가 스스로 학습하도록 돕고 수시로 칭찬하면서 간식을 주는 방법으로 교육하고 있다.

"지금이요? 낙엽을 주워 먹기 전에 제가 먼저 치워요.(웃음) 주변 냄새 맡는 것도 적당한 범위 내에서 허락하고요. 조금 있다가 달래서 가자고 말해요. 강아지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클리커를 이용해서 '딸깍' 소리를 낸 뒤 간식을 주고요. 그러면 강아지가 생각을 하죠. '내가 무슨 행동을 했을 때 간식을 줬을까' 하고요. 스스로 깨닫고 다음부터는 같은 행동을 반복해 간식을 얻어먹어요. 안내견이 아닌 일반 반려견들에게도 좋은 훈련 방법이죠."

신규돌 훈련사와 후보견 자몽. 안내견학교는 삼성화재가 용인 에버랜드에 위탁해 운영 중이다.(사진 안내견학교 제공) © News1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들과 25년 이상을 함께 보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개들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훈련 방식도 차별화해야 한다. 후보견들의 장점을 살려 한 마리라도 더 안내견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그의 사명이다.

"안내견 훈련을 하는 동안 지겹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소중한 생명들과 마주하는 일이니까요. 물론, 공장 기계같이 똑같은 행동을 반복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보니 쉽지만은 않죠. 그래도 잘 훈련 받은 예비 안내견들이 나중에 시각장애인의 파트너가 돼 그 분들과 산책도 하고 24시간 교감하는 것을 보면 뿌듯합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사람을 가리지만, 개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고. 사람과 안내견의 행복한 동행. 신 훈련사는 앞으로도 이를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려 한다.

"안내견 파트너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개들에게도 복지가 있으니 가족처럼 생각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리고 안내견에게도 선택권을 줍니다. 훈련이 적성에 맞지 않으면 일반 가정으로 보내기도 하고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이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살아있는 생명체인 강아지들과 교감하는 것이 행복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날까지 계속 안내견 훈련을 하려 합니다."

신규돌 훈련사와 함께 걷는 후보견 자몽이의 꼬리가 기분이 좋은 상태로 올라가 있다.(사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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