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을 꿈꾸는 예술가..배삼식·최우정·정영두의 '적로'

장병호 2017. 10. 1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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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기(1879~1941)와 김계선(1891~1943) 두 대금 명인의 삶이 음악극으로 부활한다.

지난 16일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만난 세 사람은 "두 명인을 통해 덧없는 삶 속에서도 불멸을 꿈꾸는 예술가의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정승 서울돈화문국악당 예술감독은 "두 명인의 삶에서 지금도 본받을 부분이 많이 있다는 생각으로 이번 음악극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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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 명인 박종기·김계선 삶 무대로
"위대한 예술가의 인간적 면모 그려"
소리꾼·가객 안이호·하윤주·정윤형 출연
내달 3일부터 24일까지 서울돈화문국악당
서울돈화문국악당 음악극 ‘적로’의 시연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박종기(1879~1941)와 김계선(1891~1943) 두 대금 명인의 삶이 음악극으로 부활한다. 지난해 9월 개관한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자체 제작 브랜드 공연으로 처음 선보이는 ‘적로’(11월 3~24일 서울돈화문국악당)다.

공연계의 내로라하는 창작진이 작품을 위해 모였다. 극작가 배삼식이 쓴 극본에 작곡가 최우정이 음악을 곁들였다. 연출을 맡은 이는 안무가로 이름을 알린 정영두다. 지난 16일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만난 세 사람은 “두 명인을 통해 덧없는 삶 속에서도 불멸을 꿈꾸는 예술가의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종기·김계선은 국악계에서는 소문난 명인들이다. 박종기는 대금 산조의 창시자이자 ‘진도 아리랑’을 만든 이다. 김계선은 국립국악원의 전신인 이왕직 아악부의 간판스타로 격변의 시기에 전통음악의 명맥을 이어왔다. 그러나 대중에게는 두 사람 모두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이들의 삶을 무대화하는 이유가 있다. 창덕궁 돈화문 앞 일대가 두 명인이 생전에 활동한 주 무대였기 때문이다. 김정승 서울돈화문국악당 예술감독은 “두 명인의 삶에서 지금도 본받을 부분이 많이 있다는 생각으로 이번 음악극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돈화문국악당 음악극 ‘적로’의 극작가 배삼식(왼쪽부터), 작곡가 최우정, 연출가 정영두(사진=세종문화회관).

작품은 1941년 경성을 배경으로 늦은 밤 청계천변 돌다리 위에서 만난 박종기·김계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여기에 기생 산월이 등장해 세 사람의 대화로 예술가의 삶을 투영해 보인다.

배 작가는 “두 명인의 생전 자료를 살펴보면서 이들의 업적을 기리는 것보다 인간적인 면모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주목한 것이 삶의 덧없음 속 예술가의 고뇌다. 배 작가는“필멸할 수밖에 없는 인간으로서 가장 덧없는 소리를 잡겠다는, 불멸을 꿈꾼 이들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악은 전통음악은 물론 20세기 초반 유행한 스윙재즈 등 대중음악까지 풍성하게 선보인다. 박종기 명인의 고손자 박명규(대금)를 비롯해 한림(아쟁)·김준수(타악)·이승훈(클라리넷)·황경은(건반) 등이 연주를 맡는다.

최 작곡가는 “배삼식은 음악의 리듬감을 갖고 극본을 쓰는 유일한 작가다. 제목에서도 음악적 이미지가 잘 함축돼 있어서 작곡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객석 수 140개 규모의 작은 극장으로 자연음향의 국악 공연에 맞게 설계됐다. 무대도 넓지 않은 편이라 음악극을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 연출은 “극을 올리기 힘든 극장이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그만큼 아늑하고 편안한 극장이기도 해 그런 점을 살려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덧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점에 있는 이가 예술가라는 생각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인공 박종기와 산월 역은 소리꾼과 가객 출신으로 배우로도 활동 중인 안이호와 하윤주가 연기한다. 김계선 역에는 공개 오디션으로 발탁한 신예 소리꾼 정윤형이 캐스팅됐다.

김 예술감독은 “위대한 예술도 평범한 사람이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과정에서 이뤄진다는 메시지를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전석 2만원. 서울돈화문국악당·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서울돈화문국악당 음악극 ‘적로’의 시연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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