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솔즈베리대 '소녀상' 돌연 무기한 연기..일본 또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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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미국 매릴랜드주 솔즈베리대에서 예정됐던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무기한 연기됐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0) 할머니는 소녀상 건립 무산에도 같은 날 솔즈베리대를 방문해 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위안부 피해를 알리는 강연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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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원옥 할머니 "역사는 지우고 싶다고 지워지지 않아"
[한겨레]
오는 19일 미국 매릴랜드주 솔즈베리대에서 예정됐던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무기한 연기됐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0) 할머니는 소녀상 건립 무산에도 같은 날 솔즈베리대를 방문해 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위안부 피해를 알리는 강연을 할 계획이다.
길 할머니가 참석한 가운데 17일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의 워싱턴한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 이재수 사무총장은 지난달 말 대학 쪽으로부터 무기한 연기를 통보받았다고 공개했다. 솔즈베리대 소녀상 건립은 미국 ‘수도권 지역 첫 설치’라는 상징성 때문에 외부의 방해를 우려해 그동안 극비리에 추진돼왔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달 중순 대학 내에 소녀상을 세우겠다고 총장까지 약속을 했었다”며 “학교 쪽이 거부할 수 없을 만큼 압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며 “지난해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등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었던 만큼 일본 쪽의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학 내에서 소녀상 설립 작업을 진행해온 교수들과 함께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 할머니는 “(일본이) 힘을 들여 없애려고 애쓸 게 아니라 (소녀상이) 빨리 세워져 역사에 올라갔으면 좋겠다”며 “(일본이) ‘사람은 이렇게 사는 게 아니로구나’ 하고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역사라는 것은 자기네들이 지우고 싶다고 지워지고 무조건 세우고 싶다고 세워지는 게 아니다”라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길 할머니는 “항상 마음속으로 일본을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한국에서 무엇만 하려면 방해를 하니 예쁘지 않고 밉다”고 했다.
길 할머니는 “소녀상을 세우는 것은 희망과도 같은 것이다. 좋은 곳에 세워주셨으면 좋겠다”며 “(솔즈베리대에 설치되면) 꼭 만나야 할 소녀상이니 만나러 오겠다. 세워지는 곳곳마다 가야죠”라고 말했다.
길 할머니는 지난 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해 평화 콘서트,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어폴로지> 상영회에 참석했다. 워싱턴 지역에선 18일 조지워싱턴대, 19일 솔즈베리대 강연을 통해 피해자 증언을 한다.
워싱턴/글·사진 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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