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거대로봇 결투가 벌어졌다..결과는?

2017. 10. 1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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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메가봇-일 구라타스 2회전 경기
한 번씩 승리 주고받아 1:1 무승부
2년만에 성사..거대로봇 리그 창설 꿈

[한겨레]

메가봇의 이글 프라임(왼쪽)과 스이도바시중공업의 구라타스 대결을 알리는 포스터.

SF 영화나 애니메이션, 만화 등에는 인간보다 훨씬 거대한 인간형 로봇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대립하고 있는 인간들을 대신해 격렬한 싸움을 벌이거나 해결사 역할을 한다. 영상매체에서나 보던 이런 장면들을 본딴 거대로봇 결투가 처음으로 벌어졌다. 미국의 로봇업체 메가봇이 제작한 ‘아이언 글로리'(마크2), ‘이글 프라임'(마크3)와 일본 스이도바시중공업이 만든 ‘구라타스'가 로봇 결투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미국의 '아이언 글로리'(왼쪽)과 일본의 구라타스가 대결하고 있다. 방송화면 갈무리
메가봇 ‘아이언 글로리'(왼쪽)가 구라타스의 왼쪽 주먹 한방에 넘어지고 말았다.

17일 오후 7시(한국시간 18일 오전 11시) 게임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 ‘트위치’를 통해 녹화방송된 이 결투의 승부는 1:1 무승부.

1회전에선 메가봇의 첫번째 로봇 ‘아이언 글로리’가 나섰으나 일본의 구라타스 주먹 한 방에 곧바로 녹다운됐다. 그러나 2회전에선 메가봇의 새로운 로봇 ‘이글 프라임’이 나서 일진일퇴 공방 끝에 전기톱 공격으로 구라타스를 제압했다.

경기 내용은 영화 속 장면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두 로봇의 움직임은 둔탁하고 느릴 뿐 아니라, 동작의 범위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연상한 사람들에겐 다소 실망감을 줄 만한 경기였다. 하지만 워낙 덩치가 큰 로봇들의 동작 자체는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구라타스(왼쪽)와 '이글 프라임'의 2회전 경기.
구라타스를 전기톱으로 공격하고 있는 메가봇 ‘이글 프라임'(오른쪽).

특히 구라타스를 제압한 ‘이글 프라임’은 키 4.9m, 무게 12t으로 덩치에서부터 구라타스(키 3.9m, 무게 6.5t)를 압도했다. 힘도 430마력으로 87마력인 구라타스의 5배에 가까웠다. 2명이 탑승해 로봇을 조종할 수 있어, 1인승 로봇인 구라타스에 비해 작전을 수행하는 데도 유리한 여건이었다.

미국의 메가봇은 애초 양손에서 딱딱한 공을 발사해 공격하는 형태의 ‘아이언 글로리'를 제작했었으나 스이도바시가 내세운 대결 조건을 맞추기 위해 근접전투형 ‘이글 프라임'을 새로이 제작했다. 메가봇은 이 신형 로봇 제작을 위해 약 4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일본 대표로 나선 구라타스는 건담 시리즈에 등장한 로봇을 모방해 만들었다. 4개의 바퀴를 단 4족형 로봇이다. 애초 스이도바시 창업자 겸 대표인 고고로 구라타는 “거대로봇은 원래 일본의 문화”라며 승리를 자신했으나 결과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대결은 2015년 7월 메가봇이 일본 구라타스에게 도전장을 던진 지 2년만에 성사된 것이다. 두 업체는 로봇 업그레이드, 결투지 선정 등의 문제로 몇차례 결투 일정을 연기한 끝에 이번에 파일럿이 탑승한 가운데 대결을 펼쳤다. 결투는 안전을 위해 두 업체 엔지니어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의 폐쇄된 제강공장에서 치러졌다. 결투는 중간중간 로봇 수리 작업을 위한 휴식시간을 곁들여 진행됐다고 한다.

메가봇은 이번 로봇 대결을 계기로 향후 거대로봇들이 결투를 벌이는 로봇 스포츠를 출범시킨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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