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광주비엔날레 필적하는 세계적 문학축제 만든다"

박창욱 기자 2017. 10. 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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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 11월 1~4일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고 시인, 조직위원장 맡아 작가 초청 등 행사 지휘
고은 시인이 18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가진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행사 취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News1 박창욱 기자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을 세계적 위상을 가진 광주비엔날레에 필적하는 문학 축제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의 조직위원장을 맡은 고은 시인은 18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나 유럽도 아시아 문학 무시할 수 없으며 아시아는 이제 그들에게도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은 시인은 "우선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을 안착시키는 게 먼저"라며 "내년까지 연례로 행사를 열고 그 이후에 2년마다 할지, 4년마다 할지를 조직위원회 등과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유럽처럼 100년 이상 가는 축제를 만들어보고 싶다"고도 했다.

광주광역시에 자리잡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오는 11월1일부터 4일까지 '아시아의 아침'을 주제로 한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월레 소잉카를 비롯한 세계적인 거장 문인과 중국의 둬둬, 이란의 샴즈 랑루디 등 아시아 작가 5인 등이 초청됐다.

또 한국에선 고은, 현기영, 이시영, 최원식, 안도현, 신현림, 송경동 등 30인의 문인이 참여해 아시아의 역사적 상처와 기억들을 치유하고 승화하는 새로운 시민 축제를 갖는다. 올해는 시 분야를 중심으로 축제를 열고, 해를 거듭하면서 소설 등 타 장르와 아시아 각 지역을 소재로 하는 문학 담론을 논의한다.

방선규 아시아문화전당장 직무대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전남 차원에선 지난해부터 준비했지만, 예산이 올초 확정돼 본격적인 준비를 할 수 있었다"며 "고은 시인께서 조직위원장을 맡아 그 명성과 국제적 네트워크에 힘입어 세계적 작가들을 초청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방 전당장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제적으로 저평가된 아시아 문학의 제 위치를 찾기 위해 상징적인 사건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상금 2000만원 정도의 아시아문학상을 참석 작가를 중심으로 제정해 시상한다"며 "올해는 추천 과정을 거치지 못했지만, 내년부터는 조직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심사위원회를 만들어 수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 시인은 "사실 2~3년 전부터 초청을 해야 하는데 행사가 급하게 진행돼 거의 무례에 가깝게 초청을 했다"며 "올해 급하게 축제를 만들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나 내년 이후엔 타당한 계획을 세워 할 것이며, 그동안 국제 행사에 초청될 때 쌓았던 인맥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작가를 계속 초청할 것"이라고 했다.

방선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직무대리와 고은 시인이 18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11월4일 아시아문학상 수상작 발표를 필두로 세계 거장들의 특별강연, 아시아 작가들이 함께 하는 포럼, 월레 소잉카와 고은의 특별대담, 시·노래·공연 등으로 이어진다.

또 부대행사로 해외 초청 작가들의 소품 전시 및 포엠시네마 관람, 시민과 함께 하는 사랑방 환담 등을 운영한다. 축제가 펼쳐지는 4일 동안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제1회의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의 주제는 '아시아의 아침'이다. 고은 시인은 "일제 강점기 식민지 시절 한국 시인이 아시아를 향해 부른 최초의 노래는 '폐허' 동인인 공초 오상순의 '아시아의 밤'이었다"며 "약 1세기 뒤에 한국 시인들이 앞장서서 새로운 아시아 정신을 구성한다는 의미로 주제를 '아시아의 아침'으로 정했다"고 소개했다.

역사적 수난과 상처를 공유하는 아시아 각지의 경험을 문학페스티벌로 승화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고 시인은 "5.18 정신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설립 정신임을 받들어 남과 북, 그리고 아시아와 아시아 동행의 세계 각지에서 참가한 시의 기억이 되는 계기가 되도록 아시아의 시인과 아시아를 옹호하는 세계 시인의 우애를 다질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의 공식 일정은 11월1일 오후 2시 국립5.18민주묘지 방문으로 시작된다. 해외 초청작가 10명, 국내 초청작가 20명, 기타 내빈들이 동행하는 망월묘지 참배식에는 5.18에 대한 해설, 추모시 낭독, 주요 열사 묘소소개 등의 순서가 예정되어 있다. 이어 오후 5시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투어가 있으며,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초청작가 환영리셉션이 진행된다.

이튿날인 11월2일는 강연 및 포럼이 펼쳐진다. 오후 2시부터 세계 거장 특별강연 '낮은 목소리 큰 질문'의 순서로 세 개의 강연이 이어진다. 스페인의 안토니오 꼴리나스가 연사로 나서는 '혼돈의 세계를 뚫고 가는 시–과거'에는 인도네시아의 아유 우타미와 한국의 이택광이 패널로 참여한다.

남아공의 시인 브레이튼 브레이튼바흐가 연사로 나서는 '혼돈의 세계를 뚫고 가는 시–현재'에는 몽골의 우리앙카이와 한국의 조진태가 패널로 참여하며, 프랑스의 끌로드 무샤르가 연사로 나서는 '혼돈의 세계를 뚫고 가는 시–미래'에는 이란의 샴즈 랑루디와 한국의 신현림이 패널로 나선다. 참여 작가들은 대안을 추구하는 시대가 아니라 모든 대안의 한계가 발견된 시대에 다시 시가 어떻게 세계와 맞서야 하는지를 이야기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7시부터는 '동아시아의 문학이 서구의 시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한 미국 서부의 대표시인 잭 로고우의 발제로 중국의 둬둬, 일본의 사가와 아키, 한국의 정철훈 등이 참여하는 포럼이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는 일본 사가와 아키의 추가 발제로 그간 아시아가 몰랐던 아시아 시의 저력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오후 8시부터 특별공연 고은과 나윤선이 펼치는 시와 노래의 하모니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가 준비되어 있다.

11월3일에는 국내외 작가들의 교류와 소통을 위한 날로서 한국탐방 및 문화교류를 위한 전라도 기행이 진행된다. 초청 작가들은 이날 종일 무등산 서석대, 소쇄원, 죽녹원 등을 탐방한다.

행사 마지막 날인 11월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의 본 대회인 '아시아의 아침'이 막을 올린다. 고은의 대회사와 함께 문체부 장관 도종환 시인의 '아시아의 아침을 위한 축시', 월레 소잉카의 메시지, 중국 둬둬의 아시아작가 메시지, 아시아문학상 시상식·수상소감·축하공연 등이 펼쳐진다.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해돋이가 당신의 등불을 끄게 하라'라는 제목으로 ‘검은 대륙을 고발한 흑인문학의 승리’를 가져온 월레 소잉카와 '폐허의 주검 사이에서/피 묻은 모국어가 살아남았다'고 노래했던 고은시인의 특별대담이 진행된다.

앞서 고은 시인은 10년전 소잉카와 대담을 진행한 바 있다. 그는 "이번엔 특별한 주제를 정하지 않고 손님인 소잉카가 꺼내는 주제로 자유롭게 대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참여 작가들. (윗줄 왼쪽부터) 월레 소잉카, 잭 고로우, 브라이튼 브라이튼바흐, 안토니오 꼴리나스, 끌로드 무샤르 (아랫줄 왼쪽부터) 둬둬, 샴즈 랑루디, 사가와 아키, 아유 우타미, 우리앙카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 News1

그리고 오후 4시30분부터 초청 작가와 한국 언론의 대화 '세계·아시아 작가와의 프레스 콘퍼런스'를 가진 다음, 5시30분부터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한 작가들이 '아시아의 아침, 민주·인권·평화의 진전을 위하여'를 토론하고 선언문을 채택, 발표하는 것으로 행사의 대미를 맺는다.

부대행사로는 아시아문화전당 트래블라운지에서 펼쳐지는 한국작가들의 문학콘서트 ‘크로스 낭독 공감’, 아시아문화전당 극장3에서 문학과 관련된 세계명작영화를 상영하는 ‘포엠시네마’, 초청 작가들의 작품, 소품, 사진, 영상을 전시하는 ‘아시아 문학촌’, 다과 및 수제 맥주 등을 마시며 작가들과 환담하는 ‘아시아문학 사랑방’이 준비됐다.

이번 문학페스티벌 행사 중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나윤선 고은의 노래와 시의 하모니' 공연은 2만원이며, 이밖에 포럼, 강연, 낭송회, 영화상연 등은 온라인 사전신청, 현장 신청 접수(선착순)로 무료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ACC 홈페이지(www.acc.go.kr)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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