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WSJ "中 당대회, 시진핑 대관식..장기 1인체제 구축"

박상주 입력 2017. 10. 18. 12: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18일 개막된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관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시 주석은 이번 당 대회를 통해 공산당 기반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자신의 장기 1인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됐다.

【베이징=AP/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에서 제18기 중앙위원회를 대표해 지난 5년간 실적과 향후 국가 운영 지침에 관한 공작보고를 발표하고 있다. 2017.10.18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시 주석이 단지 5년 임기의 집권 2기를 여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당의 최고규범인 당장(黨章·당헌) 개정 등을 통해 집권 기반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게 될 것으로 보도했다.

WSJ은 “시 주석은 정치적 패권을 장악한 이후 대내적으로는 공산당 통제를 다시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힘을 과시하는 정책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WSJ는 그러나 시 주석이 집권 2기 동안 경기 부진과 북핵 문제 등 변동성이 큰 대외 관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WSJ은 “과연 시 주석이 2022년 퇴진할까?”라고 반문하면서, 이번 당대회에서 2280명의 대표들이 당장을 수정 혹은 개정하는 작업과 함께 당과 군에 대한 시 주석의 권력을 강화시켜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의 불문율인 ‘7상8하(七上八下, 만 67세는 연임 가능, 만 68세는 퇴임)’ 원칙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의 1인체제를 보장하는 길을 열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이 장기 1인 체제를 굳힐 것이라는 관측은 최근 유력 후계자들을 잇달아 숙청하면서 더욱 유력하게 부각되기 시작했다. 한때 시 주석의 유력 후계자로 꼽히던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공산당 서기(54)는 지난 9월 29일 열린 정치국 회의에서 출당 조치됐다. 당시 정치국은 뇌물수수 및 권력남용 등 그의 비리혐의가 모두 사실로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7월 14일 이 같은 혐의로 충칭시 서기 자리에서 해임 된 뒤 당의 조사를 받아 왔다. 그는 이번 당대회에서 중국 최고의 권력기관인 정치국 상임위원에 들어갈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이번 당 대회 준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한 관계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임기를 연장하는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고위 인사가 시 주석의 업적을 칭송하면서 이런 제안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베이징=AP/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오른쪽에 장쩌민, 왼쪽에 후진타오 전 주석이 앉아 있다. 2017.10.18

WSJ는 역시 시 주석이 2022년 이후엔 ‘공산당 중앙위원회 주석(당주석)’ 제도를 부활시킴으로써 권력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공산당 조직 정점에 자리한 당 주석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정치국 상무위원 7명에 의한 집단지도체제가 아니라 시 주석 1인 체제를 구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당 주석을 지낸 인물은 마오쩌둥(毛澤東)과 그의 후계자인 화궈펑(華國鋒) 2명뿐이다. 당 주석직은 화궈펑을 마지막으로 지난 1982년 폐지됐다.

NYT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의 가장 강력한 리더로 꼽히는 시 주석이 제2기 5년 집권을 시작하게 될 게 확실시 된다”고 보도했다. NYT는 그의 집권1기가 사회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시기였다면, 앞으로 집권 2기는 당을 다시 강화함으로써 “그의 권위주의적 비전(authoritarian vision)”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18일 오전 당 대회 연단에 오른 시 주석은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등 자신의 전임자들을 포함한 당원 대표들 앞에서 “중국 사회주의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선언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1949년 창립된 이래 문화대혁명과 마오의 죽음, 천안문 사태 등 역사적인 분기점마다 변신을 거듭해 왔다. NYT는 이제 집권 2기를 맞는 시 주석이 이날 연설에서 공산당이 또 다시 그러한 변화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선언한 것으로 해석했다.

공산당 기관지 중 하나인 학습시보(學習時報)의 편집장 출신인 덩유엔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당 지도자들은 항상 위험을 감지하고 있다. 시 주석은 강경한 라인의 중앙집권적인 통치 스타일을 해법으로 내세울 것이다. 당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오는 집권 기간 동안 계급투쟁에 집중을 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은 실용주의적 자본주의를 도입했다. NYT는 “이제 시 주석은 이른바 ‘중국몽(中國夢)’이라는 기치 아래 위대한 중국을 복원하는 데 당의 힘을 집중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베이징=AP/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연설하기 위해 연단 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2017.10.18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의 데이비드 M. 램프톤은 “시진핑 통치 아래에서 중국 공산당은 독재자 통치(strongman rule)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19차 당 대회는 한 지도자의 집권 2기를 여는 것이라기보다는 대관식과 같은 모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angjoo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