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위기 속 면세점 4차 입찰 앞두고 '분위기 냉랭..눈치싸움 치열'

윤민혁 기자 2017. 10. 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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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말 만료되는 서울 지역 면세 특허 1곳과 특허가 반납된 제주공항 면세 특허 사업자 재선정을 앞두고 면세업계에서 소극적인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 /연합뉴스 제공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면세업계가 극심한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소위 ‘4차 신규 면세점 입찰’ 분위기는 냉랭한 편이다.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던 1·2·3차 신규 사업자 선정 때와 정반대다.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면세특허 선정에는 현 사업자인 롯데 정도만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공항 면세특허 입찰에는 신라와 제주 지역에 면세점이 없는 신세계가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특허신청서 접수 기간은 다음달 13일부터 20일까지다. 관세청장이 올해 안에 신규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사업자 선정 결과는 12월 말쯤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달 29일 서울지역 시내면세점과 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등 2곳의 특허신청 공고를 냈다.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특허의 경우 롯데면세점 코엑스지점 면허가 12월 31일 끝남에 따라 사업자를 재선정하는 것이다.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지난 7월 경영난을 이유로 조기 철수를 선언한데 따른 것이다.

이번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는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면세점 제도개선안이 반영된다. 정부는 면세사업자 선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특허심사위원회를 현행 관세청 중심에서 100% 민간주도형으로 전환하고 위원 명단과 평가항목별 배점도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 롯데, 코엑스 대신 동대문·잠실 노리나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사업자 입찰에는 현 사업자인 롯데의 단독 참여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경쟁자인 신라와 신세계가 롯데의 단독입찰을 순순히 내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 업체들이 사업권을 따낼 정도는 아니더라도, 롯데가 최대한 많은 금액을 적어 내도록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전경. /조선일보DB

롯데의 면세점 사업 의지는 확고하지만 코엑스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사업장을 변경해 특허를 신청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롯데의 서울 시내면세점 중 코엑스점 매출 규모가 가장 작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의 매출은 12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72억원보다 66.8% 줄어 서울 시내 대기업 면세점 중 꼴찌를 기록했다.

코엑스를 대체할 사업부지로는 2015년 1차 신규면세점 선정 당시 롯데가 제안했던 동대문 피트인과 잠실 롯데백화점 등이 꼽힌다. 잠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인근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이 운영 중이지만 현재 중국인 보따리상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만큼 이들의 구매제한액을 사실상 2배로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사업 신청 기한이 남아있는 만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 제주공항, 신라 신세계 참여할 듯

제주공항면세점 신규 사업자로는 신세계가 유력하게 꼽히는 가운데 신라도 입찰 참여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은 제주도 내에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신세계는 제주에 거점이 없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인천공항면세점 임대료 인하를 놓고 공항공사와 협상을 벌이며 철수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라 또 다른 공항면세점 신규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부담이다.

당초 업계는 신세계의 단독 입찰 가능성을 점쳤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세계가 단독 입찰에 나선다면 저렴한 가격에 사업권을 따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제주공항측이 기존 고정임대료가 아닌 영업료율 기반의 변동임대료 방식으로 입찰 공고를 내자 신라 측에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공항면세점은 시내면세점보다 수익성이 나빠 매력이 떨어졌지만, 제주공항측이 영업료율 기반의 새로운 임대료 기준을 제시하자 업계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제주공항공사는 오는 20일 입찰 참가 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고 사업자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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